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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억 들였는데 '뻥 뚫린' 천장…잇단 누수에 결국

<앵커>

혈세 317억 원을 들여 건립 중인 전남 여수시립박물관이 잇단 누수로 개관이 두 차례나 미뤄졌습니다. 지난 7월 준공검사까지 끝낸 뒤 전시물 설치를 하던 상황에서 또 누수가 생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정의진 기자입니다.

<기자>

천장이 뻥 뚫렸습니다.

검게 곰팡이가 핀 벽지는 곳곳이 찢기거나 뜯어졌습니다.

가지각색 양동이에 밀걸레까지 동원됐습니다.

건물 내부 곳곳이 물이 샌 상태로 방치된 이곳은 혈세 수백억 원을 들여 건립 중인 여수시립박물관입니다.

지난 4월에도 누수로 한 차례 보수를 진행했는데 불과 5개월 만에 이번에는 더 많은 곳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미 준공 검사까지 끝낸 뒤 전시물 제작과 설치를 하고 있던 상황인데, 또다시 이런 문제가 생긴 겁니다.

[여수시 관계자 : 방수 업체하고 여기 공사하는 업체하고 다른 업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책임 관계 이런 게 있어서 계속 협의하고. 이번 주에 하자 감정 전문기관에서 와서 볼 거고요.]

투입된 혈세만 317억 원.

반복되고 있는 문제인 만큼 부실공사 의혹과 함께 여수시의 소홀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주재현/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담당과와 공사 주관하신 분들 통해서 관리·감독이 소홀했느냐, 이런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또 시공사의 부실이냐, 이런 것도 잘 파악해서 원인을 찾아내서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개관 날짜도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당초 다음 달로 예정됐던 박물관 개관은 내년 1월로 연기됐고, 이제는 3월까지 밀렸습니다.

[여수시 관계자 : 전시물 제작·설치는 또 별도로 움직이는 공정이어서 그 공정 끝나고 실제 유물도 또 들어와야 하잖아요. 그런 기간까지 또 포함했을 때 3월쯤이 개관 가능하다.]

지난 2003년 처음으로 건립이 추진된 이후 20여 년 만에 개관을 앞둔 여수시립박물관.

계속되는 여수시의 형식적인 행정에 시민들의 수십 년 염원이 담긴 박물관 건립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염필호 KBC)

KBC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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