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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중재국 카타르까지 전격 공습…"하마스 지도부 정밀 타격"

이스라엘, 중재국 카타르까지 전격 공습…"하마스 지도부 정밀 타격"
▲ 현지시간 9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를 노려 카타르 수도 도하를 전격 공습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2년간 휴전 중재국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마스와 휴전 협상도 파국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현지시간 9일 오후 3시 50분쯤 도하의 카타라 지구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하마스 정치국원들이 거주하는 주거용 건물이 공격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직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군과 신베트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 타격했다"며 공습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 무기를 사용했다며 "하마스 테러 조직을 격퇴하기 위해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이 모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논의하던 도중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는 대표단을 이끄는 하마스 정치국 부의장 칼릴 알하야와 또 다른 고위급 자헤르 자바린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마스 수장 칼레드 메샬도 이들이 있던 회의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하마스 대표단이 살아남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는 등 주요 인사의 생사를 둘러싸고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2년간 전쟁을 이어오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연대하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노려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에서 군사작전을 벌여왔지만,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마스는 2012년부터 도하에 정치국 사무실을 운영해왔고, 전쟁 발발 이후 이곳이 사실상 하마스의 지휘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하마스 등 역내 무장조직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긴장 완화와 중재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충격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비겁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이 범죄적인 공격은 카타르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규탄했습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무모한 행위, 역내 안보를 계속 교란하는 행위, 카타르의 안보와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걸프국과 아랍연맹도 규탄 성명을 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휴전과 인질 석방에 긍정적 역할을 해온 카타르를 이스라엘이 공격했다"며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히 침해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카타르 주재 미국대사관은 "도하에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는 보고에 따라 '실내 대피'를 발령했다"며 자국민에게 대피 수칙을 준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국 관리들이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공격을 이미 알았고 작전에 '그린라이트'를 보냈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최고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오늘의 행동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의 독립적인 작전이었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시작했고 이스라엘이 수행했으며 이스라엘이 책임을 질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미국은 아직 이번 공습과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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