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가자시티 고층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지는 모습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은신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투항하지 않으면 궤멸에 나서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하마스에 다음 항복 기회는 없다며 이스라엘의 마지막 압박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지 가자시티에 대한 지상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예루살렘에서는 유대인을 겨냥한 총격 테러가 발생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현지시간 8일 하마스에 무조건적인 항복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가자시티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공습은 우리 군이 가자시티로 향해 '지상 기동'하는 것의 서곡일 뿐"이라며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말한다. 이제까지 경고받은 대로 그곳을 떠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SNS에 "오늘 가자시티 상공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몰아칠 것"이라며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도시가 파괴되고 너희들은 전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츠 장관의 예고가 있은 지 몇 시간 뒤 이스라엘 공군은 가자시티의 고층 건물을 연이어 폭격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5일 지상 12층 규모의 알무슈타하타워를 시작으로 나흘간 매일 가자시티에서 고층 건물만 골라서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민간인 피란을 유도하면서 하마스의 백기 투항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인 가자시티에는 현재 약 100만 명의 주민이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약 10만 명이 이미 가자시티를 떠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0일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기드온의 전차 2단계' 작전을 개시했다.
이후 가자시티 외곽 지역을 장악하고 공습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해 왔습니다.
이번 최후통첩은 대규모 지상군이 도시 내부로 진입하는 단계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스라엘의 최후통첩 하루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질 전원 송환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성 휴전안을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SNS에 "모두가 인질이 돌아오고 전쟁도 끝나기를 원한다"며 "이스라엘은 내 휴전 조건을 수락했다.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때"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모른다.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다음은 없다"고 했습니다.
미국 악시오스는 "하마스가 휴전 첫날에 이스라엘 인질 48명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최대 3천 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휴전이 선언되면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 등 종전 조건을 논의하는 협상이 곧바로 시작됩니다.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 트럼프의 이번 제안은 휴전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야 인질 석방이 가능하다는 하마스의 기존 입장과는 충돌합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해결에 대한 묵인을 넘어 이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최후통첩이 있던 날, 예루살렘에서는 총격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예루살렘 북부 라모트 교차로 부근에서 괴한 2명이 버스에 타고 있던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6명이 숨졌습니다.
하마스는 직접 배후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테러 현장을 찾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 살인 행위는 테러와 싸우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것"이라며 "범인들을 도왔거나 파견한 자가 누구든 반드시 체포하고,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보복을 촉발해 가자시티 전투가 더욱 잔혹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