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정부가 급증하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 지출은 줄이고 세금은 늘리는 긴축 재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가 다수당인 야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켜버렸습니다. 총리를 포함한 내각 총사퇴로 이어지면서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프랑스 국회에서 정부 불신임안 투표 전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하원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합니다.
[프랑수아 바이루/프랑스 총리 :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정부를 전복시킬 권한은 있지만, 현실을 지워버릴 권한은 없습니다. 그 현실은 냉혹하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신임 194표, 불신임 364표로 바이루 정부의 불신임 안은 예상대로 최종 가결됐습니다.
범여권을 제외한 야당 대다수가 불신임 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입니다.
프랑스 헌법상 하원 재적 의원 과반수가 불신임에 찬성하면 내각은 즉각 사퇴해야 합니다.
바이루 총리는 오늘(9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정부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바이루 정부는 프랑스 내년도 긴축 재정안을 두고 야당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지난해 한 해만 276조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프랑스는 GDP 대비 국가 부채가 113%에 달하는 상태였습니다.
내년 예산안을 66조원을 줄이고, 세수를 늘리기 위해 공휴일을 이틀 폐지하자는 안까지 내놨습니다.
프랑스 재정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반대 여론은 거셌고, 압도적 다수로 불신임안이 가결됐습니다.
[줄리앙 오둘/국민연합 의원 (야당) : 마침내 우리는 바이루 정부를 끝내게 될 겁니다. 바이루 정부는 절대적으로 나라에 부정적인 정책을 이어왔고, 우리가 경험한 민주적, 사회적 위기를 부추겼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총리를 조만간 임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20개월 새 총리 3명이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프랑스 내 정치적 혼란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