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강릉은 길어지는 가뭄 사태로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릉과 가까운 속초는 지난달 물 축제가 성공적으로 열릴 정도로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이전에는 여덟 번이나 제한 급수를 해야 했던 속초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었는지 박재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무대 위 출연자가 관객들을 향해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댑니다.
지난달 말 속초에서 열린 물 축제, 워터밤 현장 영상입니다.
[현 윤/속초 장사동 : 비도 여기 영동 지방 많이 안 온 지도 꽤 됐거든요. 그래서 걱정했었는데. 올 한 해는 뭐 저희는 (물을) 정말 편하게 지금 쓰고 있습니다.]
지난달 속초와 강릉에 내린 비는 각각 97.4mm와 83.6mm로 큰 차이가 아닌데, 물 부족 상황은 대조적입니다.
지난 1995년부터 2018년까지 8차례나 제한급수가 이뤄졌을 정도로 가뭄 피해가 심각했던 속초는 중, 장기적인 시설 투자로 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설악산에서 동해로 이어지는 쌍천 아래에 1998년 처음 완공된 지하댐에 이어 4년 전 180억 원을 들여 두 번째 지하댐이 완성됐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 쌍천 아래에 설치된 지하댐은 63만 톤의 물을 담아둘 수 있습니다.
하루 7천 톤씩, 석 달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지하에 차수 벽을 세우고 집수정과 집수관을 설치해 지하수를 모으는 방식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가둬 비상시 활용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최흥수/속초시 맑은물관리사업소장 : 설악산 대청봉부터 동해안까지 12km 밖에 하산 길이가 나오지 않아서 급경사입니다. 하천에 (물이) 머물 시간이 없이 급하게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여기 하천을 가로막아서.]
암반수를 뽑아 올리는 암반관정도 큰 몫을 했습니다.
지난 2003년과 2022년, 총 100억 원을 투자해 시 곳곳에 암반관정 20곳을 설치했는데, 여기서 속초시 하루 물 소비량의 64%에 해당하는 2만 3천 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곳 암반 관정엔 지하 수백 미터 아래까지 관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 관을 통해 지하수를 끌어올려서 비상시에 사용하는 겁니다.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고 수도관과 펌프를 확충해 새는 물은 줄이고 공급은 늘렸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잦아지는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최재영, 화면제공 : 속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