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정형외과를 압수수색하는 경찰.
환자 명부에서 '쪼개기'라는 항목에 기록된 다수의 진료 기록을 확보합니다.
조사 결과 이 정형외과 원장 A 씨는 실손보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보험금을 받으면 된다"며 고가의 고주파 치료를 권해서 결제하게 하고, 진료기록부에는 실손 청구가 가능한 도수치료를 해준 것으로 기재했습니다.
한 번에 60만 원 상당의 고주파 치료 대신 도수치료를 3번 해준 것처럼 꾸민 이른바 '진료비 쪼개기' 수법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간 발생한 실손보험 주요 보험사기 유형을 정리했습니다.
피부 미용을 도수치료나 무좀치료로 둔갑시키는 '허위 진료', 비싼 치료를 1일 통원보험금 한도인 20만 원에 맞춰 나누는 '진료비 쪼깨기' 등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대표적인 보험사기 유형입니다.
가짜 처방을 끼워 넣은 '진료비 부풀리기', 거짓 치료계획을 설계해 요양병원에 오랫동안 입원시키는 '허위 장기입원' 수법 등도 적발됐습니다.
한 의원은 환자들에게 "보험금이 나오게 할 수 있다"며 1,050만 원짜리 피부미용 패키지를 권해 결제시키고 도수치료 22회, 무좀치료 25회로 나눠서 진료기록을 작성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141일간 입원시키면서 실제 놔주지도 않은 면역주사제 273건을 허위 처방해 보험금 2,839만 원을 타게 했다가 적발된 의원도 있습니다.
이 같은 보험사기를 저질러 매출을 늘린 병·의원들은 사기에 동참할 환자를 유인해 온 대가로 브로커들에게 결제 금액의 약 20%씩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허위 보험금 청구로 적발된 의사, 환자, 브로커 등은 1만 9,400명으로, 1년여 만에 5,000명 넘게 증가했다고 금감원은 밝혔습니다.
허위 청구된 보험금은 연간 2,337억 원에 달합니다.
[이환권/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보험조사팀장 :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점에 유의하시고 비상식적인 보험사기 제안을 받거나 의심사례를 알게 된 경우에는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적극 제보를…]
금감원은 보험사기가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의 모의로 점차 지능화, 조직화됨에 따라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기획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박재현,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최재영,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