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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13일만의 첫 악수…장동혁 "마늘·쑥 먹으며 기다려"

여야 대표, 13일만의 첫 악수…장동혁 "마늘·쑥 먹으며 기다려"
▲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초청으로 대통령실에서 만나 웃는 얼굴로 악수했습니다.

여야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악수한 것은 장 대표가 지난달 26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후 13일 만입니다.

정 대표가 지난달 2일 취임 일성으로 '내란 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때로부터는 37일 만입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오찬은 오늘(8일) 낮 서울 용산 대통령실 10층에 마련된 연찬장에서 80분간 진행됐습니다.

오찬에는 각 당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동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짙은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이 사선으로 교차하는 넥타이를 맨 것에 이어 강 실장도 적색과 남색 줄무늬 넥타이를 선택했습니다.

정 대표와 민주당 참석자들은 파란색 계열을, 장 대표와 국민의힘 참석자들은 빨간색 계열을 맸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 및 참모들과 함께 입장한 뒤 먼저 장 대표의 손을 잡고 인사했고, 이후 정 대표에게 손짓하며 악수를 권했습니다.

이후 장 대표가 내민 손을 정 대표가 맞잡으면서 여야 대표 간의 악수가 성사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첫 순서로 발언을 시작하며 "정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되지 않았는데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농담을 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 발언은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거부해 온 상황을 빗댄 것입니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으로 현안에 관해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이 대통령을 향해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잘 살펴봐 줬으면 한다" 등 비교적 온화한 표현을 썼습니다.

정 대표는 장 대표에게 "뒤늦게나마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린다"며 "다음에도 좋은 만남이 오늘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은 (이 대통령이) '하모니 메이커'(harmony maker)가 되신 것 같다. 장 대표님과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은 국민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역시 뼈 있는 말로 응수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발언한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가진 '국민 통합'의 책임을 강조하며 정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까 더 많이 내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정 대표는 "네,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점심 식사 메뉴로는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과 함께 배추된장국, 소고기 양념구이와 생선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에도 장 대표와 별도로 30분간 단독 회동을 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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