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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식구 독버섯 살인' 호주 여성 종신형…역사상 첫 생중계

'시댁 식구 독버섯 살인' 호주 여성 종신형…역사상 첫 생중계
▲ 독버섯을 넣은 요리로 시부모 등 3명을 살해한 에린 패터슨이 8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 법정을 떠나 교도소로 향하고 있다.

호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독버섯 살인사건' 용의자가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은 에린 패터슨이 독버섯으로 자신의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3명을 살해하고 남편의 이모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인정해 33년의 가석방 불가 기간과 함께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빌 판사는 패터슨이 "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남편의 이모부 이언 윌킨슨의 건강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습니다.

빌 판사는 "아무런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 것은 모든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며 "범죄의 심각성이 최고 형량을 선고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패터슨은 2023년 7월 말 당시 별거 상태였던 남편의 부모·이모·이모부 등 4명을 빅토리아주 레옹가타의 자택으로 초대해 다진 쇠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 후 귀가한 이들은 심한 복통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는 약 1주일 만에 숨졌고 남편의 이모부만 목숨을 건졌습니다.

경찰은 패터슨이 만든 음식에 맹독성 버섯인 알광대버섯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습니다.

알광대버섯은 독성이 극히 강한 데다가 식용 버섯과 비슷하게 생겨 세계적으로 독버섯 사망 사례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편도 살인이 벌어진 식사 모임에 초대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별거해 온 두 사람은 당시 자녀 양육비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에서 패터슨 측은 문제의 버섯이 독버섯임을 모르고 요리에 실수로 넣은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패터슨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대접한 점을 들어 패터슨이 실수로 독이 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그렇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경찰이 그의 집에서 압수한 PC를 조사한 결과 사건 1년 전에 그가 근처에서 알광대버섯이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살펴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패터슨은 당시 자신이 암 진단을 받았다면서 희생자들을 식사에 초대했으나, 실제로는 그런 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은 재판 기간 호주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올고 이 재판을 다룬 책과 다큐멘터리 등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TV 카메라를 법정 내부로 들여와 선고 장면을 생중계하는 것을 처음 허용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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