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체포된 우리 국민들은 나흘째 구금시설에 붙잡혀 있습니다. 극소수지만 오늘(7일) 처음으로 면회가 이뤄졌는데, 구금된 근로자들을 만나고 온 동료들이 전한 내부 상황은 매우 열악했습니다.
김범주 특파원 보도 먼저 보시고,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현지시간 토요일 아침 9시, 이제 면회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인들이 구금시설 앞에 줄을 서 있습니다.
대부분 정식 비자가 있어서 현장에서 체포를 피한 업체 동료들입니다.
하지만 구금시설 측은 30분 만에 더 이상 면회신청을 받지 않겠다면서 나가라고 요구합니다.
[끝났대요, 오늘 끝났대요. (저쪽으로 나가래요.)]
이 구금시설은 오늘 면회를 채 10명도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가지고 온 약이나 서류를 그대로 다시 가지고, 또 안에 상황은 듣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겨우 면회를 하고 나온 사람들은 안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습니다.
[면회 동료 : 안에 방은 2인 1실로 쓰는데 2층 침대로, 한국 사람 이런 거 상관없이 뽑히는 대로 그냥 외국 분들하고 같이 쓰시기도 하고.]
식사도 옷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면회 동료 : 빵 한 쪼가리, 계란 삶은 것 2개, 칩(감자과자), 이런 식으로 세 번 나온다 그러고. 옷은 황토색 죄수복 입고, 그냥 감옥이에요, 그냥 감옥이에요.]
구금시설은 일반 기업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서 운영하는데, 수용 인원에 따라 수입이 늘어나니까 1명이라도 더 붙잡아 두려고 면회를 방해하는 거 아니냐는 불만도 나옵니다.
[구금자 동료 :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뭐예요. 돈이에요, 돈. ICE(단속국)은 잡아서 넣기만 하고 그다음부터는 이 사람들이 케어를 하는 거잖아요. 비즈니스를 해야 하니까 한국 사람들 오래오래 머물려면 어떻게 해요? (면회를) 끊어야죠.]
단속 현장에 같이 있었던 동료들은 당시 당국이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한국인들을 골라서 잡아갔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체포 당시 같이 있었던 동료 : 분류를 한 게 아니라 사무실 인원들 다 나와, 공장 인원들 다 나와, 한 자리에 묶어 놓고 신분증이랑 여권 확인만 하고 (잡아갔습니다.) 엉망진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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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지 구금시설 나가있는 특파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범주 특파원, 제일 힘든 건 구금돼 있는 근로자들일 텐데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그쪽에도 전해졌을까요?
<기자>
아직 안 전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 시간이 일요일 아침 7시입니다.
그러니까 새벽 3시쯤 발표가 나왔고, 보신 것처럼 시설 상황이 상당히 열악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소식들이 수감자들한테는 전달되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앵커>
석방될 때까지 의약품 같은 필수품들이 전달이 되려면 일단 면회가 돼야 할 텐데 상황 좀 어떻습니까?
<기자>
잠시 뒤에 2시간쯤 뒤부터 그러니까 아침 9시부터 오늘도 다시 면회가 시작될 것으로 예고가 돼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 영사가 들어갈 거고 동료들이 다시 들어가서 이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그런 부분들이 중요한데 오늘까지 강압적이고 딱딱했던 수감시설 태도가 과연 바뀔지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전까지도 이 시설 관계자하고 지역 경찰들이 저희한테 와서 취재를 그만두라고 굉장히 강압적으로 얘기를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이 타결 소식이 혹시 전해지면 오늘은 면회자 수가 늘어날지,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약 같은 중요한 물건들을 전달을 할 수 있을지 이 부분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미 보석금을 통보받은 사람들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 돈으로 한 200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 보석금을 내면 일단 나가게는 해주겠다, 그리고 나가고 나서 법적으로 대응을 해라 이런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러니까 조사가 먼저 끝난 사람대로, 차례대로 어제 오후부터, 이곳 시간 어제 오후부터 통보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마음들이 급하기 때문에 본인들 돈을 내고 지금 나가야 되느냐, 이런 얘기들이 있었습니다마는 일단 이렇게 정리가 됐기 때문에 그 고민은 조금 접어둬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풀려날 때까지 이곳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이희훈,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