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만 15살의 피겨 유망주 최하빈 선수가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난도의 점프를 뛰며 자신의 첫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오른 최하빈은 큰 부담을 안고 프리 스케이팅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바로 앞 순서인 일본의 니시노 타이가 선수가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고난도 4회전 점프를 두 차례나 성공하며, 개인 최고점을 30점 이상 경신한 걸 지켜본 뒤 마지막으로 은반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OST가 흐르자, 긴장한 기색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거침없이 날아올랐습니다.
첫 점프 과제부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4회전 반을 도는 쿼드러플 악셀을 제외하고, 4회전 점프 중 가장 어렵고 점수가 높은 쿼드러플 러츠를 완벽하게 뛰었습니다.
한국 선수로는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 러츠를 성공하며, 여기서만 기본 점수 11.5점에 가산점 2.46점을 챙겼습니다.
두 번째 점프도 고난도의 4회전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를 뛴 최하빈은,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까지 배점 높은 연속 점프를 잇따라 뛰어 기술 점수를 챙겼습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첫 과제 트리플악셀은 깔끔하게 뛰었는데, 이후 체력이 떨어진 듯 실수가 나왔습니다.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가 흔들리면서 뒤에 붙여야 하는 점프를 놓쳤습니다.
곧바로 트리플 플립 단독 점프에 싱글 오일러와 트리플 살코를 붙여서 뛰는 기지를 발휘했지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잘 마무리한 뒤, 코레오 시퀀스를 시작할 때 중심을 잃고 넘어져 감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콤비네이션 스핀 때도 살짝 자세가 무너져 또 감점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고난도 점프로 무장하고 3분 30초간 모든 걸 쏟아낸 15살 유망주는, 쏟아지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최형경 코치와 꼭 끌어안았습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54.43점, 합계 232.19점을 기록한 최하빈은, 이번 대회 쇼트 프로그램에 이어서 프리, 합계까지 모두 개인 최고점을 세웠는데, 단 1.31점 차로 니시노에 뒤져 2위를 기록했습니다.
막판 실수 하나만 덜했어도 금메달이 가능했던 최하빈은 담담하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데뷔해 두 번의 대회에서 5위와 6위를 기록했던 최하빈의 생애 첫 그랑프리 메달입니다.
[최하빈/ 피겨 주니어 국가대표 : 주니어그랑프리 첫 메달을 획득해서 기쁩니다. 워밍업 때 (점프가) 잘 안돼서 걱정했는데 음악(이 나오는 실전)에서 (잘) 착지(랜딩)해서 기쁩니다.]
이미 지난 시즌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뛰었던 최하빈은,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러츠까지, 4회전 점프를 3가지나 장착하고 시즌 첫 대회부터 메달을 획득해, 다음 달 열릴 6차 대회 연속 메달은 물론,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습니다.
(취재: 김형열 / 영상편집: 장현기 / 제작: 디지털 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