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두고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전자 여행허가 같은 임시방편을 통해 출장을 보내왔던 관행이 이번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는 겁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금된 한국인은 내년 공장 완공을 앞두고 설비 설치 등에 투입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직원들이었습니다.
관광 목적 체류만 가능한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ESTA나, 회의 참석 등을 위한 단기 상용 비자인 B-1, B-2 비자로 출장 업무를 한 게 문제가 된 겁니다.
같은 출장 경험이 있는 전 직장 동료는 후배들이 회사만 믿고 미국에 갔다가 구금됐다고 전했습니다.
[체포된 직원 전 직장 동료 : 초청장 발급 나가니까 그 정도면 괜찮다고 (미국에)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다가….]
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미국에 투자한 기업의 직원이 받을 수 있는 E-2 비자 등을 발급받아야 하지만, 통상 2~3 달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10년 넘게 편법을 써왔던 겁니다.
5년 전, 13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같은 혐의로 체포돼 논란이 됐는데도 후속 대책이 없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단속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땜질 처방은 계속됐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실제로 미국 출장 시 ESTA나 B1, B2 비자의 입국이 거절됐다는 등의 게시글들이 줄을 잇기도 했습니다.
다만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이런 조치가 과도한 거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미국 투자 기업 관계자 : 단계로 치면은 ESTA가 제일 위험하고, ESTA는 일을 하면 안 되는 불법 비자. 그러니까 이건 잘 준비를 했었어야 되는 것도 맞고, 발생은 할 수 있는 이슈였는데 (미국이) 좀 과하게 한 거는 맞죠.]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 현지 출장을 잠정 중단한 업체도 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법인은 하도급업체 등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들의 구금해제를 위해 전방위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