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팝아트의 선구자 무라카미 다카시가 활짝 웃는 꽃과 함께 서울을 찾았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오세열 작가의 화업 60년을 돌아보는 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 10월 11일까지 /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
알록달록 무지갯빛 꽃잎을 펼치며 활짝 웃는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이런 평면적인 꽃 이미지는 모든 것을 평평하게 한다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슈퍼플랫 개념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오타쿠 문화를 흡수하면서 무라카미의 슈퍼플랫은 일본 팝 아트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작가 : 소셜미디어도 사실 플랫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공간에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그런 상황을 제가 예측한 것 아닌가 해서 만족스러운 측면도 있어요.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아요.]
에도시대 화가 '오가타 고린'을 오마주한 신작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전통 회화의 화려한 꽃과 함께 금박으로 양각된 해골 문양으로 무라카미 이미지를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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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열: Since1965 / 20일까지 / 갤러리 조은]
오세열 작가가 대학 1학년 때인 1965년 그린 그림입니다.
붓과 나이프를 섞어 쓰면서 자신만의 화풍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원 시절인 1972년에 그린 동네 풍경에서는 붓 대신 나이프나 칼의 활용이 늘어납니다.
캔버스에 여러 차례 덧칠을 한 뒤 못 같은 날카로운 물체로 긁어내는 특유의 화법으로 정착됐습니다.
이후 화면에 숫자가 등장하는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어린 시절 교실의 검은 칠판 위에 분필로 낙서하듯 생년월일이나 전화번호 같은 숫자로 기억되는 인생을 풍자하는 겁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세나 표정이 부자연스럽습니다.
엉뚱한 오브제들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늘 멋지지도 않고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닌 현실을 캔버스 위에 펼쳐온 작가의 화업 60년을 돌아봅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