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이에 대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회담이 6년여 만에 성사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어제(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북중 회담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습니다.
인민일보는 보도 순서나 비중을 통해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정책 방향, 중요도 등을 보여주는 '공산당의 입'으로 통합니다.
사설이나 논평 역시 지도부 승인하에 작성되기 때문에 당의 대외 기조를 읽는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중국 관영매체 특성상 시 주석의 외교 행보에 대한 평가나 해석은 내놓지 않았지만, 북중 회담을 전날의 가장 중요한 소식으로 내세웠습니다.
신화통신,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 등 다른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회담 내용을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이 같은 날 만난 라오스 국가주석, 캄보디아 국왕, 베트남 국가주석, 세르비아 대통령, 쿠바 국가주석, 짐바브웨 대통령 등과의 회동을 '회견'으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회담'으로 표현해 북중 양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에서 '회견'은 정치적이고 의례적 성격의 만남을, '회담'은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각 분야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양당과 양국 정상이 회담을 열어 중북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 기간 시 주석이 '회담'을 진행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정상뿐입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만남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했다는 의구심이 해소됐으며, 시 주석이 미국 견제 카드로 북한과 회담에 나선 것이라는 다양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언급하면서 북러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악화됐다는 의구심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SCMP는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며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하고 북중 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는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를 인용해 "중미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는 현시점에 중국이 북한과 밀착한 것은 '북한 카드'를 활용해 미국의 관심과 정책 자원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리 교수는 "김 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한 것은 정보 교환을 위한 선제 조치"라면서 "북한이 앞으로 미국 정부와 접촉할 경우, 중국과 관련된 이익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