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정을 맺으면 서방 26개 나라가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군으로 참여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엘리제궁에서 '의지의 연합' 참여국 정상들과 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국가가 주축인 이들 26개국이 휴전 또는 평화 달성 다음 날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파병 또는 육상·해상·공중에서의 주둔 유지에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대는 러시아와 전쟁을 수행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동맹국 정상, 국가수반, 대리인 등 30여 개국 대표가 직접 또는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미국 측에선 백악관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회의하고 오후 2시 20분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통화로 회의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통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며칠 내'로 확정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은 지난 몇 주간 안전보장 논의에 참여했으므로 이(참여 여부)에 대한 의문은 없다"며 "이제 남은 건 미국과 함께 계획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안전보장군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에 계획을 노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젤렌스키 대통령도 "안전보장 협정의 구조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영국 총리실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당사국의 군사적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계속 평화를 거부할 경우 유럽국가들이 미국과 연계해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백악관 당국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서 연간 11억 유로(1조 7천900억 원)를 벌어들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 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자금을 대는 것에 대해 유럽 정상들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EU 내 친러시아 성향인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를 예로 들며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것을 그(트럼프)는 매우 불쾌해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푸틴과 회담은 필요하다. 우리는 모든 형식의 제안을 지지하지만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스크바로 오라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엔 "회담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회담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첫걸음"이라며 "성숙한 지도자들의 회담은 결과를 염두에 둬야 하고 그 결과는 전쟁의 종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