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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보낼 때는 소리 없이…참전 사망엔 대대적 선전

<앵커>

한반도 포커스입니다.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 파병 결정 과정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초기에는 환송 행사조차 열지 않았던 반면에, 지금은 자폭 군인들을 영웅으로 미화하며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군인 한 명이 은폐된 구조물로 진입하더니, 이내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조선중앙TV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린다며 제작한 영상입니다.

부상으로 괴로워하거나, 고립 속에 지쳐 벽에 기댄 군인들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한반도포커스

북한은 특수작전부대 참전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8월 28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전세 변화를 노린 직후입니다.

김정은 서명 문건을 공개하면서 작전 계획을 비준하고 공격 명령을 내린 것은 10월과 12월 모두 세 차례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내세운 논리, '러시아 영토는 곧 북한 영토이며, 러시아에 대한 주권 침해는 곧 북한에 대한 주권침해'라는 것입니다.

정작 참전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고 밝혀, 내부에서도 쉬쉬한 채 추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인들은 심야에 러시아 국적기를 타고 조용히 떠났습니다.

[이역만리 전장으로 떠날 제(때) 사랑하는 부모 처자의 바래움도 성대한 환송의식도 없었다.]

한반도포커스
북한이 참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포로 영상을 공개하고도 3달 뒤인 지난 4월, 국정원 추산 약 2천 명이 숨진 가운데 북한은 뒤늦게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들의 충성심을 대대적으로 띄우는 중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에서 김정은 생일을 맞아 안녕을 기원하는 장면이 공개되는가 하면, 군인 한 명씩 김정은의 초상화를 끌어안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자폭 군인들의 이름과 나이, 사연 등은 세세하게 알렸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유가족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속죄합니다. 다심하신 어머니 눈빛을 그려보며 우리 병사들이 갔습니다.]

사상자 발생에 따른 민심 이반을 방지하는 것과 함께 북러 정상 만남을 앞두고 이른바 '혈맹'의 이미지를 부각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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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김아영 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북중 관계 복원 속도, 경제 협력 강화되나
한반도 포커스

[김아영 기자 : 최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나오는 얘기들만 본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이제는 북한과의 거리를 좁히려 한다는 것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중국 전승절 행사 이전부터 북중이 서로 관계를 회복하려는 조짐은 조금씩 보여 왔거든요. 지난달 중순에는 왕야진 중국 대사가 평양에 있는 김정숙 방직 공장을 둘러봤는데 중국 기업들과의 교류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산 섬유 수출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상 수출이 금지가 돼 있고요. 대량 현금 유입도 마찬가지 사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교류 협력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에도 암묵적으로 대북 제재를 눈 감아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왔는데 그 수준이 보다 표면화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Q. 북중러 밀착 속 대북제재 이행은?
한반도포커스

[김아영 기자 : 지난해 이미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했고요. 비슷한 역할을 하는 대책기구가 출범하기는 했지만 크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장 금기시됐던 것은 북한과의 군사협력이었는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이 문턱이 무너졌습니다. 그 외의 분야에서의 제재 이행도 상당히 느슨해지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산 농산물 수출도 금지 사안인데 러시아 극동 지역 대형마트에서는 올해 2월 포장된 북한산 사과가 팔리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지 않습니까. 북중러가 밀착하는 상황에서는 북한이 앞으로 대형 도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제재 결의를 도출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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