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 및 환영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어제(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짧은 인사를 나눈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습니다.
우 의장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3일) 톈안먼 망루에 오르기 전 김 위원장과 마주쳐 악수했고, "오랜만입니다. 7년 만이에요.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더니 김 위원장이 "네,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 의장은 열병식 대기 장소의 상황상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아주 짧게 만난 것이고, 동선을 달리할 수도 있고 이번에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잠시 조우해 악수했는데, 7년 전 상황과 달리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을 현장에서 느끼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때인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환영 만찬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어제(3일) 환영 리셉션 오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남북 관계와 러시아 내 한국 기업 상황에 관해 나눈 대화 내용도 상세히 전했습니다.
우 의장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회의장께서는 남북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우 의장은 "한반도 평화를 잘 지켜내는 것이 세계 평화와 연결돼 있고 우리 국민의 안전과도 연결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건데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 주면 좋겠나"라고 다시 물었고, 우 의장은 "우리 새 정부가 들어섰고 한반도 평화 공존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첫 단추로 문화 교류 문제를 접근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금강산을 거쳐 원산 갈마까지 갔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를 조금 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이 "잘 알겠다"고 답했다는 것이 우 의장 설명입니다.
우 의장은 러시아에서 130개 한국 기업이 어려움 속에 활동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우 의장은 또, 어제(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를 나누면서 "(올해 경주에서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다시 뵙겠다"고 했으며, 시 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