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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사람이야!' 과시한 김정은의 '탈 한반도' 승부수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현식 SBS 뉴스브리핑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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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속내는
이현식 / SBS 기자
"김정은, 시진핑·푸틴과 동격이라는 것 과시·선전하고 싶었을 것"
"북한, 2020년 이후 코로나로 타격…러시아 파병으로 '탈 한반도' 승부수"
"김정은, 비핵화 언급 말라는 의미로 보여…미국과 동등한 입장 과시"
"김정은, 자신이 주인공 되는 '상징 효과' 위해 딸 김주애 공식행사에서 제외"

● 시진핑의 속셈은
이현식 / SBS 기자
"시진핑, '반미 빅텐트' 과시 위해 김정은 필요했을 것"
"중국, 미국의 힘·주의 분산하기 위한 전략…우크라 전쟁 빨리 종전되길 원치 않을 것"
"시진핑 "미국의 무력 개입도 두렵지 않다"…전쟁 가능하다는 의미 시사"

▷ 편상욱 / 앵커 : 중국 톈안먼 망루에서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정상의 일거수 일투족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북중러 정상의 회동이 21세기 들어서 처음인 데다가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 보라고 한 행사였다. 잘 봤다. 이렇게 밝히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북중러의 반미 연대 강화가 세계 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국 특파원을 지낸 SBS의 이현식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망루에서는 북중러 정상, 정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죠. 상징적 의미가 있는 거죠.

▶ 이현식 / SBS 기자 : 그렇습니다. 반미 빅텐트라고 국내 정치에서도 쓰이던 용어를 빌려서 표현을 할 수 있는데요. 반미 빅텐트의 중심에는 바로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 이 세 기둥이 있다. 이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의 정치적 의미를 파악을 하려면 사실은 열병식에 앞서서 8월 31일날 톈진에서 열렸던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의와 같이 묶어서 파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두 가지를 묶어서 보면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라고 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서 미국 대신 안정적인 규칙 그다음에 경제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개발은행, 안보 협력 이런 걸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를 냈고요. 그것을 행사로 표현한 것이 바로 이번 열병식이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천안문 망루에 푸틴과 김정은과 우리 대통령이 같이 서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저 이미지를 볼 때 상당히 다행한 일이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 편상욱 / 앵커 :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이례적으로 빠르게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발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 이번 행사 주최는 중국에서 한 건데 주목은 김정은 위원장이 받았어요.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행사였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네요.

▶ 이현식 / SBS 기자 : 그렇습니다. 김정은이 저 행사를 참석하면서 보내고 싶었던 메시지는 나 이런 사람이야, 봤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신은 그동안에 국제사회에서 좀 괴짜, 외톨이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시진핑과 푸틴이라는 어떤 세계적인 스트롱맨 지도자들과 자신이 동격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였기 때문에 다자 무대이지만 이례적으로 참석을 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요. 북한은 사실 2020년대 들어서 핵 개발에 따른 제재를 겪는 와중에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걸 타개한 승부수가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돕는 파병을 한 것이었죠. 사실은 북한이 한반도를 넘어서 동북아를 넘어서 유럽으로 국력을 투사하는 그런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는데요. 그 결과 저렇게 중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안문 망루에 설 수 있는 그런 자리까지 간, 김정은으로서는 상당히 도박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는 메시지는 이제는 비핵화의 비읍도 꺼내지 말라, 저는 그렇게 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을 할 때 그 회담이 깨졌던 이유는 북한 입장에서는 영변 핵시설만 폐쇄를 하고 거의 모든 제재를 다 해제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말고 이런 핵시설 저런 핵시설 다 있는데 이건 어떻게 할 거야. 이걸 다 공개하고 핵 능력을 제한해도 우리는 제재 일부밖에 못 풀어줘라고 했기 때문에 회담이 깨졌던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김정은이 내놓는 메시지는 이제 그런 식의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미국과 동등한 핵 강국으로서 핵 군축 정도는 얘기할 수가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북한이 의미하는 핵 군축이라는 것은 한반도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에 미국의 핵전력을 전개할 수 있는 주일 미군이나 괌에 있는 전략자산까지 같이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상당히 지금 북미 대화의 사전 셈법이 복잡합니다.

▷ 편상욱 / 앵커 : 김정은 위원장 이번에 12살에 불과한 딸 주애를 중국까지 데려갔잖아요. 이것도 충분히 계산된 목적이 있다고 봐야겠죠.

▶ 이현식 / SBS 기자 : 그렇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김주애가 이번에 후계자로 공인이 되는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 말이 많은데요. 긴 과정으로 보면 후계자로 공인해 가는 과정의 초입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되고 서방의 외신들도 이번에 전부 후계의 선두주자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김주애 동향을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다만 김주애가 열병식 때 중요한 행사장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철저하게 김정은은 시진핑, 푸틴하고만 나오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이건 김정은의 의도라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자기가 원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생기잖아요. 거기에 만약에 주애가 같이 망루에 등장을 하면 사람들의 관심은 전부 김주애한테 쏠리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 메시지는 흐려지는 효과가 나기 때문에 눈에 띄는 공식 행사에서는 주애를 노출시키지 않은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 김여정은 가족이라기보다는 비서의 의미로 동행을 했다고 생각이 되고요. 2019년에 하노이 가는 길에 중국에서 노출된 모습 중에 김여정이 이렇게 재떨이를 들고 김정은의 수발을 드는 모습이 있었거든요. 그것이 현재 김여정의 위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편상욱 / 앵커 : 저 그때 난닝이 있었습니다.

▶ 이현식 / SBS 기자 : 그러셨군요.

▷ 편상욱 / 앵커 : 어쨌든 그때 악몽이 좀떠오르는데 너무 고생을 해서. 이번 행사에서 사실은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자기 바로 왼쪽에 배치하면서 김정은을 엄청나게 키워준 셈이 됐잖아요. 그렇다면 시 주석 입장에서는 북한과 김정은을 그렇게 키워줘서 얻는 게 뭘까요.

▶ 이현식 / SBS 기자 : 결과적으로는 키워준 것이 됐는데 시진핑 입장에서는 북한을 키워줘서 뭘 하겠다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이번 행사에 그림이 있는데 거기에 김정은이 필요했고 그런 속내를 잘 아는 북한 쪽에서 푸틴에 버금가는 최고의 의전을 요구해서 받아낸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겠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서 반미 빅텐트 촌의 주인이라는 모습을 과시하고 싶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또 하나의 핵 국가, 북한이 참석하지 않는 모양도 되게 이상하거든요. 그렇기도 하고 또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힘과 주의를 분산하는 것이 세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빨리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속내를 왕이 외교부장이 말한 적도 있거든요. 그런 입장에서는 북한이 어느 정도는 튼튼하게 버텨주는 것이 중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가는 국면이니까 러시아에 지나치게 밀착했던 북한을 좀 당겨오는 효과도 원했던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와중에서 북한이라는 카드도 나에게 있다. 트럼프 당신이 북한과 회담을 해서 뭔가 해보려고 하면 그 뒤에 내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라는 그런 메시지도 전하는 효과를 고려했을 것 같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럼 여기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에서 했던 연설 들어보겠습니다. 인류는 지금 전쟁이냐 대화냐 기로에 서 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 시진핑 주석의 말 가운데 우리는 강권 그러니까 강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는 누가 봐도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들으라고 한 소리 아니겠어요.

▶ 이현식 / SBS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의 전략이 대만 문제에 있어서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무력으로 현상 변경하는 것을 그냥 두지 않겠다, 무력 개입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인데 만약에 그럴 경우에는 중국도 겁내지 않고 전쟁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고요. 또 연설 대체적으로 보면 평화, 대화, 공생 또 인류 문명, 진보 이런 좋은 말들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이런 연설 언어에 충실했다면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경계하는 심리 또 한국 내 반중 정서. 이런 것이 과연 생겼겠는가. 그렇게 됐던 상황과 지금의 중국이 과연 다른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좀 생각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상하이 협력회의 정상회담과 전승절을 관통해서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 일극 체제가 아닌 다극 체제가 새로운 세계 질서다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다극 체제라는 것이 동북아 지역에서는 결국은 중국에 과거에 조공을 바쳤던 나라들과 가운데 천자의 나라 간의 관계, 중화의 복원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경계를 해야 되겠습니다.

▶ 이현식 / SBS 기자 : 시 주석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서 각종 최첨단 무기를 모두 등장을 시켰어요. 마치 내가 이만큼 있으니 강하니까 좀 봐라. 이렇게 과시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까.

▷ 편상욱 / 앵커 : 그렇습니다. 중국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서 보여준 군사력은 세 가지 차원으로 정리를 해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제1, 제2 도련선에 접근하는 미군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도련선이라 하면 섬들을 이은 선, 중국의 해상 방어선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먼저 제1 도련선은 오키나와에서 대만, 필리핀을 잇는 중국에 비교적 가까운 선이고 그다음에 제2 도련선은 일본의 동쪽 태평양에서부터 괌 사이판까지 포괄하는 굉장히 넓은 지역입니다. 이 권역으로 미국의 항모 전단이 들어올 경우에 그것을 격퇴할 수 있는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이라든가 이런 전력들을 이번에 대거 공개를 했습니다. 또 중국은 이번에 항모 전단을 괌에 보다 동쪽까지도 진출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올여름에 훈련을 통해서 보여준 적이 있거든요. 이런 것이 전부 미국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있고 또 한 가지는 미국 본토. 특히 미국 동부의 대도시들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탄, ICBM들을 이번에 신형으로 대거 공개를 했습니다. 이런 무기들은 사실은 만약에 이걸 쏜다면 미국과 중국이 같이 그냥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는, 실제로는 사용이 불가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미국이 대중 정책을 할 때 생각 잘해라. 이렇게 미국의 정치적 의사를 바꾸려는 정치적 무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요. 또 하나는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나고 있는 무인 전투 체계. 그래서 이번에 굉장히 눈에 띄었던 장면이 로봇 개와 드론을 함께 보여준다든가 다양한 기종의 무인 항공기 또 무인 선박들을 보여준 장면이거든요. 이런 최첨단 현대전을 중국이 독자적으로 치를 능력이 있다고 조기 경보기라든가 공중 급유기라든가 이런 다중다양한 시스템을 같이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이번에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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