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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돌아온 죽은 사람들…'데스봇'은 추모일까 비즈니스일까 [스프]

[오그랲]

오그랲
안녕하세요. 데이터를 다루고 만지는 안혜민 기잡니다.

혹시 챗GPT를 사용하는 이용자 수가 얼마나 될 것 같나요?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주간 이용자가 무려 7억 명을 넘겼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질문양은 30억 건을 넘겼고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챗GPT를 비롯한 AI 챗봇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궁금증이 생기면 챗봇에게 물어보고, 또 어느 때엔 내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때로는 AI에 과몰입한 사람들도 나오곤 합니다.

오늘 오그랲에서는 요즘 사람들이 AI 챗봇에 얼마나 진심인 건지 또 AI 챗봇이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5가지 그래프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점점 더 AI에 기대고, 더 몰입하는 사람들
최근에 오픈AI가 신규 모델 GPT-5를 공개한 뒤에 이용자들의 가장 큰 반응이 나왔던 건 성능도 성능이었지만, 다름 아닌 모델의 말투 변화였습니다. 업데이트 뒤에 훨씬 친근했던 과거 모델을 선택할 수 없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GPT-5를 비판했고, 이전 모델을 되돌려달라고 요청했어요.

사실 샘 올트먼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 만찬에서 밝히기를, GPT-5의 말투 전환의 영향에는 AI에 과몰입한 이용자들을 고려한 측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1% 미만이지만 일부 이용자들이 너무나도 과몰입하게 챗GPT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겁니다.

마치 2013년에 개봉한 영화 Her의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말이죠. 이때 당시에만 하더라도 Her를 본 사람들 대다수가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이야기'라고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AI 챗봇과 감정을 교류한다는 게 쉽게 상상이 안 되는 거죠. 하지만 지금은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AI 챗봇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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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런 짤이 커뮤니티에 돌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정도로 말이죠.

실제 미국에서는 AI 정신병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픈AI에서도 과몰입한 이용자들을 살펴보기 위해 법의학 정신과 의사를 고용해서 AI 서비스가 이용자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어요. 물론 AI 정신병이 실제 병명은 아닙니다. 하지만 관련 사례가 계속 집계되면서 의학계 내부에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미국 UCSF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는 올해에만 AI와 지나치게 대화를 많이 하다가 정신 이상 증세로 입원한 환자를 12명 이상 치료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어떤 사람은 챗봇과 이야기하면서 본인이 세상을 뒤바꿀 수학 공식을 발견했다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고요, 어떤 10대 청소년은 챗봇과 사랑에 빠져 대화를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렇게 이용자와 관계를 깊게 맺는 AI 서비스, 이른바 동반자 AI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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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AI 동반자 앱은 모두 337개로 집계됩니다. 그중 128개가 올해에 출시될 정도로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시장이죠. 연말까지 간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AI 동반자 앱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통틀어서 2억 2천만 회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를 자랑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그 수가 88% 늘어나 6천만 회를 기록했고요.

AI 동반자 서비스가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요. 왜냐하면 실제로 이 서비스들이 현대인의 외로움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거든요.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사람과 대화한 집단, 그리고 AI 동반자와 대화한 집단 모두 외로움 지표가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결과를 보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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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한 사람들은 외로움이 증가했지만 사람과 대화한 집단은 38.4점에서 31.3점으로, AI 챗봇과 대화한 집단은 33.5점에서 26.8점으로 줄어들었어요. 두 집단 모두 7점 정도 감소했는데 사람과의 상호작용만큼이나 AI도 외로움 감소에 효과적이었던 겁니다.


챗GPT를 꺾어버린 AI 서비스? 다름 아닌 캐릭터 챗봇
외로움을 줄여주는 몰입형 대화 서비스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흥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AI에 몰입해서 대화할 수 있는 채팅 서비스가 엄청 흥행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AI 챗봇 서비스는 뭘까요? 맞습니다. 오픈AI의 챗GPT가 1위입니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월간 활성사용자수가 1,844만 명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그런데 기준을 사용 시간으로 바꿔보겠습니다. 그러면 1위가 바뀝니다. 바로 제타로 말이죠. 제타의 사용시간은 5,248만 시간으로 챗GPT보다 1,000만 시간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제타는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서비스입니다. 한국판 캐릭터닷AI인 셈이죠. 제타뿐 아니라 앞선 그래프에 있었던 크랙, 채티도 AI 캐릭터 채팅 서비스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10대와 20대들이 압도적이고요. 아바타 채팅을 사용하는 이용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1020 비율이 70%를 넘기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짤이 돌까요?

10대 청소년이 AI와 대화를 하다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미국에서는 이러한 과몰입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메타의 내부 자료가 로이터 보도에 의해 공개됐는데, 아동과 성적인 대화를 허용하는 챗봇 운영 방침이 담겨 있어서 논란이 컸습니다. 어린이와 AI가 대화를 하더라도 연인 같은 상황극이라던가 플러팅을 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허용해 둔 거였죠.

상의를 벗고 몸을 평가해 달라는 8살 꼬마 아이에게 챗봇이 이렇게 대답을 해도 메타는 허용했어요. 챗봇에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에게는 "너의 손을 잡고 침대로 안내할 거"라는 답변이 나와도 내부적으로 괜찮다고 판단했고요.

보도가 나온 이후 메타는 부랴부랴 해당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선 메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죠. 조쉬 홀리 상원의원은 메타가 언론 보도 이후에서야 문서 일부를 철회했다며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정신치료 분야에서도 AI 채팅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AI의 과몰입을 방지하고, 혹여나 발생할 사고를 막기 위해서죠.

일리노이 주에선 정신 건강 분야에서 감정적으로 지원을 해주거나 조언을 하는 AI 챗봇 사용을 아예 막아두었어요. 네바다주에서도 AI를 활용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했고요.


죽은 자와 대화할 수 있는 '데스봇'의 등장
AI 챗봇의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사망한 사람에게까지 닿고 있죠.

전직 CNN 앵커의 유튜브 채널에 인터뷰 하나가 올라왔어요. 여느 10대 청소년과의 인터뷰로 보이지만, 이 청년은 이미 2018년에 사망했습니다. 앵커가 AI 아바타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질문합니다. 그러자 아바타는 대답하죠.

이 인물은 지난 2018년 플로리다주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사고로 숨진 10대 소년 호아킨 올리버입니다. 아바타를 제작한 사람은 호아킨의 가족들이었는데요, AI로 만들어진 호아킨은 총기 소유를 규제하고, 총기 사고 피해자, 그리고 유가족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가족들은 앞으로도 이 호아킨 AI가 온라인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도 얘기했어요.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달린 댓글을 보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사고로 일찍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댓글도 있지만, 반면에 소름 돋는다는 댓글도 많죠. 슬픔을 과연 이렇게 소비하는 게 맞는 건지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사실 호아킨 사례 이전에도 총기 규제 단체에서는 총기 난사 사고로 희생자 중 6명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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