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나랏빚 '조기 경보음'…국가채무비율 40년간 156%로 3배로 폭등

나랏빚 '조기 경보음'…국가채무비율 40년간 156%로 3배로 폭등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수준인 국가채무비율이 40년 이후에는 150%대로 3배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인구가 감소하고, 성장세가 둔화하는 현재의 흐름을 반영한 전망치입니다.

정권 역량을 모두 투입하는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는 비(非)기축통화국의 상한선으로 여겨지는 60%선을 가볍게 돌파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뛸 것이라는 암울한 경고인 셈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오늘(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2065)을 발표했습니다.

장기재정전망은 미래 재정 위험을 점검하고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재정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지난 2015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이번 전망에 따르면 206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56.3%로 추계됐습니다.

인구(중위) 및 성장(중립) 시나리오를 중간값으로 설정한 결과입니다.

국가채무비율은 인구 시나리오별로 144.7~169.6% 범위에서, 성장 시나리오별로는 133.0~173.4% 범위에서 변동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중간값에 해당하는 기준 시나리오 결과(156.3%)는 한국개발연구원(KDI·2060년 144.8%), 국회 예산정책처(2072년 173.0%) 등의 전망과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올해 국가채무비율(49.1%)과 비교하면 40년간 3배로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로 70%선을 넘어서면서 2045년 97.4%, 2055년 126.3%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기재부는 "향후 40년간 현행 제도와 정책이 유지된다는 전체에서 재정 총량을 기계적으로 추계한 것"이라며 "40년 이후 국가채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아니라 구조개혁이 없을 경우의 재정위험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재부는 GDP 대비 총지출 비중이 올해 26.5%에서 2065년에는 34.7%로 연평균 3.4%(금액 기준) 증가한다는 전제를 적용했습니다.

국민 경제에서 정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이상으로 대폭 불어난다는 뜻이지만,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의 흐름은 확연히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보험 지출증가 및 기초연금 확대 등으로 의무지출 비중은 13.7%에서 23.3%로 커지는 반면 재량지출은 12.8%에서 11.5%로 오히려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금액 기준으로 의무지출은 매년 4.1%, 재량지출은 2.5%씩 증가한다는 가정입니다.

기재부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복지분야 의미지출 증가 등으로 GDP 대비 의미지출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겠지만, 재량지출은 (11.5%선) 수렴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구·성장 시나리오별 국가채무비율 전망
인구와 성장 시나리오가 일종의 외부 변수라면, 재정당국이 장기전망에서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총지출입니다.

기재부는 재량지출 절감폭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이 최저 138%선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중기 국가재정운영계획상 2025~2029년(연평균 4.6%) 이후 20년간(2030~2049년) 재량지출 순증분을 5%씩 누적으로 절감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기존 추세를 유지한다면 국가채무비율이 150.3%로 소폭 낮아지게 됩니다.

재량지출 절감폭을 15%로 확대한다면 국가채무비율을 138.6%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미 급증구간에 진입한 의무지출을 손본다면 국가채무비율은 오는 2065년 105.4%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했습니다.

다만,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을 감축하는 작업은 각종 선거 표심을 의식하지 않고 기득권 저항을 돌파하겠다는 정권의 의지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정치현실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낙관적 전망으로도 해석됩니다.

따라서 국가부채비율이 150%선을 웃도는 시나리오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장기재정전망은 5년 전 '2차 장기재정전망'에서 의도적으로 추계치를 낮췄다는 논란 속에 추계방식을 조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6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기재부는 2020년 7월 대략적인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가늠하기 위한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최소 111.6%, 최대 168.2%로 산출했지만, 결과적으로 2060년 전망치가 81.1%로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청와대 보고를 거치는 과정에서 국가채무비율이 100% 밑으로 낮아지는 쪽으로 변수를 바꿨다는 것입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