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 가뭄 겪는 강릉에 지원 온 살수차들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의 '물그릇'이 날이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각한 가뭄 상황에 놓인 강원 강릉 지역의 주요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더 떨어지면서 14.1%를 기록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일 저녁 6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보다 0.3%p 줄어든 14.1%로 파악됐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도 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강릉지역 5만 3천485가구(87%)의 생활용수를 홍제정수장을 거쳐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아침보다 0.1%포인트 더 떨어진 14.1%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1일 14.9%를 나타내며 15% 선이 무너진 데 이어 14% 선도 붕괴가 코앞입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매일 0.3%포인트∼0.5%포인트가량이 줄고 있습니다.
1일 기준으로 오봉저수지의 저수량은 206만 500t으로, 하루 평균 생활용수 사용량이 8만 5천t임을 고려하면 24일간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이 같은 저수율 감소 추세라면 열흘 안팎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는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 시행을 검토합니다.
여태껏 시민들의 자발적인 절수 노력에 기대어 계량기를 50% 또는 75%를 잠그는 방식으로 제한 급수 조치를 해왔지만,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함의 정도가 상당할 것이 자명한 상황입니다.
강릉에서는 국방부, 소방청, 산림청, 홍천군·태백시·정선군, 도로공사 등에서 급수차를 지원해 쉴 새 없이 물을 퍼 날랐으나 급수량은 5천t으로, 생활용수 사용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연곡정수장이나 인접 시·군 소화전에서 물을 담아 홍제정수장에 쏟아부을 뿐만 아니라, 사천천과 연곡천 물을 오봉저수지에 곧장 투입하며 용수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저수율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시에서 추진 중인 연곡 지하수 저류댐 설치사업이나 연곡정수장 현대화 사업도 2027년이나 2029년부터 끝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눈앞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늘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1일 퇴근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긴 했으나 강수량이 10㎜가 채 되지 않아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김홍규 시장은 1일 가뭄대응 비상대책 2차 기자회견에서 "저수율이 0%에 도달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홍제정수장 전 구역에 대해 차량을 통한 운반급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하루 400대의 살수차를 동원해 지방하천과 저수지 22곳에서 하루 1만 5천600t의 원수를 오봉저수지에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