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분양주택 지원 예산이 큰 폭으로 줄고, 공공임대주택 지원 예산이 대폭 늘었습니다.
2일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공공분양 지원 예산은 4천295억원으로, 올해 예산(1조 4천741억 원) 대비 70.9% 감소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분양주택을 지을 때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융자 지원을 받는데,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입니다.
대출 규제로 정책 대출의 한도가 줄며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대출 관련 예산도 올해 14조 572억 원에서 내년 10조 3천16억 원으로 26.7% 줄었습니다.
이에 반해 내년 임대주택 지원 예산은 융자와 출자 모두 늘었습니다.
임대주택 지원 융자 사업 예산은 올해 12조 4천780억 원에서 내년 14조 4천584억 원으로 15.9% 증가했습니다.
특히 임대주택을 지을 때 기금에서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출자 예산은 같은 기간 2조 9천492억 원에서 8조 3천274억 원으로 2.8배 뛰었습니다.
세부 내역별로 다가구 매입임대 출자 사업 예산이 2천731억 원에서 5조 6천382억 원으로 20.6배 폭증했습니다.
다가구 매입 임대 융자 사업 예산도 3조 444억 원에서 6조 3천788억 원으로 2.1배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조만간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의 큰 방향은 다가구 매입 임대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토부는 내년 공적주택(공공 분양·임대주택) 19만 4천 가구 공급에 총 22조 8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공공임대를 시중에 공급하려는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공급이 공공임대를 확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국토부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낭비성 예산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부 이상일 정책기획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예산 체계 사업 중에서 효율화하거나 집행 부진이 좀 명확한 부분은 이번에 잘라내 국토부 내 역점 사업에 재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그 규모는 약 6조 7천억 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령, 내년도 예산으로 건설비 등 6천890억 원이 편성된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경우 현재 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상황을 고려해 예산 일부가 감액됐습니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이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5월 공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암초를 만난 상황으로, 국토부는 사업 재추진을 위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국토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대비 4.3조원(7.4%) 증액된 약 62조 5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정부 전체 총지출(728조 원) 대비 8.6% 수준입니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 20조 8천110억 원 가운데 철도가 8조 8천411억 원으로, 올해 예산 대비 26.3% 늘어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도로는 6조 2천525억 원으로, 올해 대비 9천397억 원 감소해 가장 높은 감소율(-13.1%)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