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수마비로 다리가 마비된 실험 참가자가 인공지능-뇌·컴퓨터 인터페이스(AI-BCI) 시스템을 사용해 지시대로 로봇팔로 블록 4개를 집어서 옮기는 과제(pick-and-place)를 수행하고 있다.
두피 센서로 뇌파로 측정해 생각을 읽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생각을 동작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보조 조종사를 결합해 마비 환자가 컴퓨터 커서와 로봇 팔을 조종하는 능력을 4배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조너선 카오 교수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서 BCI로 마비 환자의 의도를 추론하고 AI 보조 조종사로 로봇팔이나 컴퓨터 커서를 의도대로 움직이게 도와주는 비침습적 착용형 AI-BC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카오 교수는 "목표는 AI로 BCI를 보완, 덜 위험하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마비나 루게릭병 같은 운동 장애 환자가 일상에서 어느 정도 독립성을 회복할 수 있게 해주는 AI-BCI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수술로 뇌에 이식되는 최첨단 BCI는 뇌 신호를 명령으로 변환할 수 있지만 센서 이식 시 수반되는 신경외과 수술 관련 위험과 비용이 너무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두피에 부착하는 비침습적 센서를 이용한 BCI 역시 뇌 신호 측정과 장치 제어가 가능하지만 정확하지 않거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뇌 활동 정보가 담긴 전기신호인 뇌파(EEG)를 두피 센서로 측정, 해독하고 그 안에서 움직임 의도를 나타내는 신호를 추출하는 맞춤형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해독된 신호를 사용자의 의도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는 카메라 기반 AI 플랫폼과 결합, AI-BCI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이 AI-BCI 시스템을 마비 환자와 건강한 사람에게 적용한 결과 두 사람 모두 AI-BCI 도움을 받지 않을 때보다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거나 로봇팔로 물체를 집어 옮기는 과제 수행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척수 손상으로 다리가 마비된 참가자는 AI-BCI 시스템을 활용할 때 컴퓨터 커서를 목표 지점으로 옮기는 속도가 AI가 없는 BCI를 사용할 때보다 3.9배 빨라졌습니다.
또 책상 위에 흩어놓은 다양한 색의 블록을 로봇팔로 집어 지정된 위치로 옮기는 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 작업은 AI 도움 없이는 할 수 없었던 과제였습니다.
마비가 없는 건강한 사람도 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면 같은 작업을 할 때 수행 능력이 2.1배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뇌파를 읽어내고 이를 동작으로 옮기는 데 AI의 도움을 받는 이 '공유 제어 모델(shared control model)은 BCI를 일상생활에서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AI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사용자가 더 복잡한 과제를 더 쉽게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Johannes Lee, Jonathan Kao, Neural Engineering and Computation Lab/UCLA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