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 호조 덕분에,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영향 속에 대미 수출은 12% 줄었습니다. 자동차 관세 15% 등 관세 협상 합의 내용이 그대로 지켜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이 품목 관세를 볼모로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15%의 상호관세 부과가 시작된 지난달, 전체 대미 수출은 87억 4천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2% 급감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감소율로, 대미 수출액이 9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년 만입니다.
품목별 대미 수출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품목 관세가 정해지지 않아 아직 관세가 붙지 않는 반도체와 무선통신 수출은 약 57%와 34% 증가했습니다.
반면 품목 관세 50%가 붙고 있는 철강은 약 32%, 25%가 부과되고 있는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는 각각 14.4%와 3.5% 줄었습니다.
가전 수출도 약 27% 급감했는데, 가전에는 기본적으로 상호관세 15%가 적용되면서 제품에 함유된 철강, 알루미늄 비중만큼은 50%의 관세가 붙습니다.
문제는 정부도, 전문가들도 관세 영향을 이제 시작으로 본다는 겁니다.
[서가람/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 : 관세 영향이 크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관세 부과에 따른 그 영향이 이제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시작하지 않은가 싶고요.]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미국은 반도체와 의약품 품목 관세에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적용할지, 또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낮추는 시점은 언제인지 문서화된 약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만족할만한 내용으로 구체화할 때까지, 품목 관세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홍지상/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 : 지금도 여전히 제일 중요한 게 품목 관세, 자동차 부분이거든요. 하반기에는 (대미 수출) 부진이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견기업의 61.5%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세 부담 증가로 올 하반기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