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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간토대지진 학살 조선인 추도 행사…"과오 외면 말아야"

일본서 간토대지진 학살 조선인 추도 행사…"과오 외면 말아야"
▲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2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참가자들이 조선인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고 있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 직후 일본인들에게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는 행사가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렸습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회 미야가와 야스히코 위원장은 "군대 등에 의해 학살된 조선인, 중국인 등 희생자에게 추도의 뜻을 표한다"며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과 학살당한 사람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야가와 위원장은 "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났는가를 지금을 사는 우리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 등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과거의 비참한 과오를 외면하지 않고 추도식을 계속해서 여는 것이 우리 책무"라며 일본 사회가 외국인과 공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02년 전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서는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널리 유포됐습니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습니다.

일조협회 도쿄도연합회, 일중우호협회 도쿄도연합회 등이 참여한 실행위원회는 1974년부터 매년 9월 1일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추도식을 개최해 조선인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실행위원회는 올해도 도쿄도 측에 추도문 송부를 요청했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9년 연속으로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재일교포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 씨는 추도식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학살 역사는 구전을 통해 비로소 미래의 교훈이 되고, 망각은 같은 비극을 낳는 토양이 된다"며 학살 사실을 기억하고 알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희생자를 추도하고 그들의 생명이 매우 귀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두 번 다시 그러한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1일) 행사에서는 추도비를 지키고 계승하는 모임 관계자들이 새하얀 한복을 입고 추도비에 술을 바친 뒤 큰절을 올렸습니다.

추도식에는 사민당 라살 이시이 참의원(상원) 의원을 비롯해 약 500명이 참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습니다.

오후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도로 '조선인 학살 102년 도쿄 동포 추도 모임'이 같은 장소에서 개최됐습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는 도쿄 신주쿠구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제102주년 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을 개최했습니다.

주일 한국대사관 대사대리인 김장현 공사는 "희생된 한국인들 수는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한일 양국이 함께 더 넓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난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성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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