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원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지역 맞춤형 복지, 과학기술 분야 구조개편 등 재정 혁신도 본격화됩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27조 원 수준입니다.
내년 총지출 증가분(54조 7천억 원)의 약 절반에 달합니다.
2023년(24조 1천억 원)과 지난해(22조 7천억 원), 올해(23조 9천억 원)에 이어 4년 연속 20조 원대 조정입니다.
빠듯한 재정여건에서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국세수입은 기존보다 10조 3천억 원 줄어든 372조 1천억 원으로 조정됐습니다.
이는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약 10조 원 부족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전망한 내년 국세 수입도 390조 2천억 원으로, 지난해 발표한 중기 계획상 전망치(400조 4천억 원) 보다 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대전환·초혁신경제 추진 등에 필요한 대규모 신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나선 것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장기적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려면 세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앞으로도 지출 구조조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1만 7천 개 사업 중 불필요하거나 성과가 낮은 1천300여 개 사업을 폐지하면서 전반적인 사업 재구조화에 나섭니다.
우선 최근 급증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대폭 감액합니다.
민간·국제기구 협력 차관(-5천21억 원), 인도적 지원(-3천460억 원), 국제농업협력(-1천297억 원) 등이 감축 대상입니다.
2024년 ODA 예산은 전년 대비 39.2% 증가했으며, 인도적 지원 항목은 2천993억 원에서 7천401억 원으로 2배 넘게 뛰었습니다.
정부는 이처럼 단기간 과도하게 늘어난 예산을 기존 증가 추세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입장입니다.
유병서 예산실장은 "기 편성된 ODA 사업을 전수 조사해 집행이 부진하거나 준비가 미흡한 항목을 중심으로 감액했다"고 밝혔습니다.
의무지출 구조 개편도 본격 추진됩니다.
교육세 배분 구조 개편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4천103억 원)을 감액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마련된 감액분은 고등교육 및 영유아 교육·보육에 재투자할 계획입니다.
폐광지역 주민들의 재취업 지원, 생활 안정 자금 등에 쓰이는 폐광대책비(-1천186억 원)도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해 예산을 줄였습니다.
약 500억 원 규모의 연례행사 및 홍보성 경비를 삭감하는 한편, 공무원 출장 최소화, 회의·교육 비대면 전환 등을 통해 경상비 전반에도 구조조정을 합니다.
이밖에 ▲ 주택구입·전세자금(융자)(-3조 7천555억 원) ▲ 서민금융진흥원 출연(-2천173억 원) ▲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1천984억 원) 등에서 사업 예산이 삭감됐습니다.
구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내역은 이날 각 부처별 홈페이지(안보부처 등 일부 제외)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전체 부처 통합본은 다음 달 3일 '2026예산.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출 구조조정의 세부 내역 공개를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정부는 '지역 맞춤형 재정사업'도 본격화합니다.
아동수당 등 7개 주요 재정사업에 '지방우대 원칙'을 시범 도입, 인구감소나 지역 낙후도 등을 반영해 차등 지원합니다.
비수도권 167개 시군구를 특별지원(40곳)·우대지원(44곳)·일반지원(83곳) 등으로 분류해, 아동수당의 경우 각각 12만 원·11만 원·10만 5천 원으로 지급액이 달라지는 식입니다.
지방이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포괄보조' 사업 예산은 올해 3조 8천억 원에서 내년 10조 6천억 원으로 3배 넘게 확대하고, 관련해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는 사업 수도 기존 47개에서 121개로 늘립니다.
이를 위한 1조 원의 투자재원을 추가 지원합니다.
초광역권 단위의 산업 연계 및 자원 공동 활용 사업에는 인센티브도 부여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소규모 수탁과제를 경쟁 수주하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폐지합니다.
대신 관련 재원 약 4천687억 원을 국가 대형 임무과제 100개에 집중 투입할 계획입니다.
성과 기반 환류체계를 도입하고, 조기 목표 달성 시 성과급 형태로 예산을 보상하는 제도도 마련됩니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과제 선정 전 부처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수탁 과제는 최소화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