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로봇도 가전제품처럼 월 이용료를 내고 구독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날라야 하는 물류 창고처럼 사람이 하기 힘든 단순 반복 노동을 로봇이 대신하면서 생산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상자를 실은 자율주행 로봇들이 의약품 물류창고 곳곳을 오가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주문 정보를 입력받곤 해당 의약품이 쌓여 있는 곳을 스스로 찾아다니는 겁니다.
[상품 패킹을 시작해주세요.]
작업자들이 주문 물품을 상자에 싣고 '확인'을 누르면, 로봇은 다시 하차 구역을 찾아갑니다.
AI 기술로 공간 정보를 인식하는 자율주행 로봇이어서 장애물이나 다른 로봇과 부딪힐 일은 없습니다.
[오시운/의약품 물류업체 직원 : (원래) 수량만큼 챙겨서 이제 검수대까지 이동하는 과정들을 전적으로 다 작업자분들이 하셨는데, 업무적으로 간편해졌다고….]
이 업체는 지난달 한 대당 월 구독료 90여만 원에 로봇 6대를 들였습니다.
기존 10명이 하던 작업을 6명이 할 수 있게 됐고, 남은 직원의 업무 재조정이 가능했습니다.
생산성이 70% 이상 높아져 연간 7천만 원 이상 절감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준상/의약품 물류업체 사장 : (작업자들의) 집중력이 확실히 더 좋아지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보였고요. 전면적으로 도입을 할 계획을….]
기존 물류 로봇처럼 별도의 경로 유도 설비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구조 변화가 잦은 현장이나 중소, 중견업체 작업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노수돈/로봇업체 매니저 : 최적의 위치를 찾아서 스스로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만 갖다 놓으면 바로 사용하실 수 있게끔….]
로봇 구독모델은 2020년대 초반 해외에서 시작돼, 병원이나 호텔, 공항, 공장 등 쓰임새를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고태봉/iM증권 리서치본부장 : 회사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구독을 할 수 있게 되겠죠. (다만) 비표준화된 물류 환경에서는 로봇이 만사가 아닙니다. 병목 구간에만 로봇을 쓰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처음부터 거액을 투자해 자동화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고, 유지, 보수까지 필요한 만큼 외주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구독 로봇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