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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리튬 테마주' 강제 수사…주가 띄우고, 횡령까지

<앵커>

2년 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 속에 '리튬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던 한 코스닥 상장사가 있었습니다. 최근 경찰이 이 업체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업체의 실사주가 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웠고, 회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정황까지 포착했습니다.

김보미 기자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3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차 전지 관련 주가가 오르던 때 코스닥 상장사인 A 업체도 급부상했습니다.

금속 제조 기업이던 A 업체가 리튬 신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며 이른바 '리튬 테마주'로 분류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업체의 실사주인 B 씨는 2023년 4월 업체를 인수한 직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신안 압해도에서 순도 높은 리튬을 발견했고, 탐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2천 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가파르게 치솟아 석 달 만에 7천600원까지 올랐습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신사업의 실체가 없는데도 주가 부양을 위해 허위 자료를 낸 것으로 보고, 이달 초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A 업체와 B 씨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경찰은 B 씨가 업체를 인수할 때 사채업자에게 400억여 원을 빌렸는데, 이를 갚을 목적으로 주가를 고의로 부양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계좌 분석 등을 통해 B 씨가 A 업체 소유의 주식과 예금 등 280억 원 상당을 횡령한 정황도 포착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2023년 8월부터 A 업체 주가는 급락했고, 결국 600원대 '동전주'가 됐습니다.

지난해 3월 자금 거래 불투명을 이유로 감사 의견 거절이 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게 됐습니다.

[소액주주 : 리튬 사업을 해서 2만 원까진 올릴 거다… '얘네들 하는 말이 진짜인가?'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얘네들이 많이 홍보를 했기 때문에 주주나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눈물이 나는 상황입니다.]

A 업체 측은 "전 경영진의 배임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재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면 B 씨를 소환해 횡령 자금 사용처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방민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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