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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열병식 '세 과시' 장 되나…일본·타이완은 '불참' 재 뿌리기

중국 열병식 '세 과시' 장 되나…일본·타이완은 '불참' 재 뿌리기
▲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열병식 예행 연습

중국이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열병식에 공을 들이며 우호 세력 결집에 나선 반면, 일본·타이완 등은 '참석 금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담당기구인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타이완 정부가 내부적으로 '열병식 불참령'을 내린 데 대해 "역사와 민족을 배신하는 비열한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앞서 타이완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어제(26일) 공무원·연예인 등 유명 인사를 대상으로 본토 열병식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특히 전현직 고위급 국방·정보·외교 관료가 열병식에 참석할 경우 연금 지급 중단 등의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국민당이 아닌) 공산당이 항일전쟁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중국이 타이완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으며, 국내외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일본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유럽·아시아 각국에 열병식 참석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기념식은 지나치게 과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반일적인 색채가 짙다면서 일본 정부가 각국에 참석 보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어제(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일본이 진심으로 역사 문제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면 성실한 태도로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군국주의 침략으로 고통받았던 모든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마치 나치 독일에 의한 만행을 되돌아보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지 않겠는가"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호르헤 톨레가 유럽연합(EU) 대사를 비롯한 중국 주재 유럽 외교관들도 열병식 불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주재 유럽 외교관 일부는 불참을 결정했고 그 기간에 휴가나 외국행을 택한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이완의 경우 양안 갈등과 승전 관련 정통성 문제가 걸려 있고,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국으로서 패전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하는 데 대해 부정적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개별적 요인에 더해 이들의 불참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중국·러시아 등의 긴장 고조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은 다음 달 1일 톈진에서 끝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하며, 이를 통해 반서방 세력을 결집하려 한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SCO와 브릭스(BRICS) 회원국 정상인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합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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