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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소재 캐고, AI에게 묻다…'파인' 윤태호 작가가 말한 이야기의 보고 [스프]

[주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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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윤태호 작가는 제목을 잘 짓는다. 대표작 '이끼', '내부자들', '미생', '파인' 등은 한 단어로 작품 전체를 압축한다. 은유적이고 상징적이기까지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야기를 만들고 캐릭터를 구축하기 전에 제목부터 생각한다. 제목이 곧 작품의 테마기 때문이다.

시리즈 '파인:촌뜨기들'의 제목은 동음 반복이다. 파인(巴人)이라는 한자의 뜻이 곧 '촌뜨기'(지방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영어라고 생각했을 그 제목이 한자이고 부제와 동일한 뜻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작품에 대한 호기심도 배가된다.

'파인:촌뜨기들'은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드라마. 윤태호 작가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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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는 플롯을 짜기 전 캐릭터부터 만든다고 했다. 독창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빌드업은 유려한 이야기로 연결되며 화룡점정을 이룬다. 인물 한 명 한 명이 살아있고, 이야기가 밀도가 높아 한번 보기 시작하면 눈을 떼기 어렵다. '파인' 역시 오관석(류승룡), 오희동(양세종), 양정숙(임수정), 김교수(김의성), 천회장(장광), 송사장(김종수), 나대식(이상진), 장벌구(유노윤호) 등 주요 캐릭터들이 활어처럼 싱싱하게 날뛴다. 나쁜 놈 위에 나쁜 놈, 교활한 놈 옆에 더 교활한 놈이 나타나 바다에 수장된 도자기를 캐기 위한 욕망을 부끄럼 없이 드러낸다.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방송가와 영화계에 웹툰 세상은 이야기의 보고다. 그중 윤태호 작가의 웹툰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킬러 콘텐츠다. '이끼'를 시작으로 '내부자들', '미생'까지 그의 히트작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는 모두 성공했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각색을 최소화하고 원작의 결을 그대로 살려냈다는 것이다. '파인'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캐릭터에 살을 붙이고, 결말의 톤 앤 매너를 살짝 바꿨을 뿐 원작의 정수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파인'의 성공은 원작의 몫이 크다. 윤태호 작가는 어떻게 매번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까. 그 비결은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치밀한 취재력, 부지런한 손끝에 있었다.

Q. 웹툰 연재 때부터 '파인'은 영상화를 염두에 둔 기획처럼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A. 현 공동제작사인 '흥부네박씨네'가 '미생'의 영상화 제안을 먼저 했었는데 그때 이미 판권이 팔린 상태였다. 그래서 차기작은 무조건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파인'의 경우 연재 3, 4회가 지났을 때 바로 '흥부네박씨네'와 영상화 계약을 맺었다. 사람이 참 이상한 게 영상화 계약을 맺고 작품을 쓰면 '실제로 (영상으로) 구현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만화적인 허용으로만 그려도 되는지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물속 에피소드의 경우 영상화했을 때 배가 보여야 할 텐데, 서해는 뻘밭이고 물이 탁하지 않은가. 고민이 되더라. 서해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그 지역 어부들을 많이 인터뷰했다. 서해의 바닷속이 뿌옇긴 하지만 물살에 따라 갑자기 하얗게 보이는 순간이 생긴다더라. 그래서 이 점을 희동이가 바다에 들어갔을 때 보물선을 발견하게 되는 에피소드로 풀었다.
파인 Q. 1976년 신안 앞바다 보물선 사건을 모티브로 '파인'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창조했다. 이 사건에 흥미를 느끼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슬럼프에 빠졌을 때 뉴스 검색하는 게 일이다. 특히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들락날락하는 것을 즐긴다. 작가마다 관심이 가는 시절이 있다. 나의 경우 초등학생 무렵이었던 70년대에 애정이 많다. 그 시절 뉴스를 특히 많이 찾아봤다. 신안 보물선 사건은 늘 머릿속 아이디어 서랍에 있던 아이템이었다. 구상을 마치면 친구나 후배들과 술 한잔하면서 운을 떼보고 반응을 본다. 그들의 리액션이 좋으면 '한 번 해볼까' 하면서 두루뭉술했던 아디디어를 구체화한다. '파인'은 무법자들이 법을 지켜야 하는 상황, 사기만 치면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다. 이 테마가 잡히면서 '이건 해도 되겠다'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짤 때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1975년부터 77년까지 키워드 '신안'이 들어간 기사는 모두 읽었다. 인터넷 창을 수십 개 열어놓고 뉴스를 봐가면서 창작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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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태호의 취재력은 정평이 나 있다. '파인'의 경우 어떤 식으로 정보 수집과 취재를 해나갔나?

A. 뉴스로 당시 사건을 파악했고, 신안 보물선 유물을 정리해 놓은 논문과 골동에 관한 책을 보며 윤곽을 잡아 나갔다. 목포 시청과 신안군청을 찾아가서 발굴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전시장을 관람하기도 했다. 지역분들의 소개로 신안 근처의 모든 섬을 돌아다녔고 드론팀을 섭외해 사진도 수백 장 찍었다. 헌책방에 가면 작은 출판사에서 나온 골동에 관한 별의별 책들이 많다. 업자들이 과거 골동 관련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기록한 책이다. 비문으로 가득한 책이라 읽기가 쉽지 않지만, 업자들의 박력 넘치고 싱싱한 표현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것도 다 읽고 날것의 말들은 모두 기록해 두었다. 극중 부산 김교수(김의성)가 "업자들은 여서 여까지 다 아도 치고 나오지. 물건을 흥정하지 않아"하는 대사도 그 책에서 따온 거다.

Q. '파인:촌뜨기들'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사투리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특히 전라도 사투리를 가장 사실적으로 구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원작 웹툰에 섬세한 묘사가 돼 있었기에 드라마에 잘 옮겨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라도 지역의 신안, 목포 등의 사투리 고증 과정을 듣고 싶다.

A. 고향이 전라남도 광주인데 어릴 때부터 서울, 군산 등 여러 지역으로 이사를 다녔다. 이사를 많이 다니는 아이들은 그 지역의 언어를 빨리 습득하려고 애쓴다. 어릴 때 서울에서 군산으로 이사를 갔는데 꼬맹이가 서울말 하는 게 웃겼는지 동네 형들이 날 불러다가 괴롭히기도 했다. 그런 에피소드는 '이끼'에도 반영됐다. 뿌리깊은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의 발견'이라는 책이 있는데 지역별 사투리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그 책을 구해서 열심히 읽고 기록해 뒀다. 또한 국립도서관에서 판소리 채록집을 빌려 진한 남도 사투리를 일일이 메모했다. 그러면서 전남과 전북 사투리의 특징, 영암과 여수 말의 차이 등도 알게 됐다. 기본적으로 고어를 좋아한다. 한자투 언어도 마찬가지다. 20대 초반, 이문열 작가의 책을 좋아했다. 문장이 유려하면서도 그 맛이 느껴진달까.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안 해서 뒤늦게 문장의 세계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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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태호 작품의 공통된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파인'도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이야기를 쓰고 캐릭터를 잡는지, 캐릭터를 먼저 만들고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지 궁금하다.

A. 나는 기본적으로 플롯을 안 짜고 작업에 들어간다. 대신 다른 작가에 비해 캐릭터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인물에 대한 가상의 역사를 구축한 뒤 세부적인 배경을 만든다. 그 인물에 몇 년도에 태어났고, 아버지는 뭐 하시고, 어머니는 어떤 성격인지 등 각 인물의 연보를 엑셀로 만든다. 거기에다가 인물의 나이대에 따라, 비고란을 만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 동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대외적인 일을 캐릭터들이 몇 살 때 겪었는지까지 기록한다. 이 작업만 반년 넘게 걸린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야후'란 만화를 할 때부터 이런 방식을 추구해 왔다. 그때는 다 수기로 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인물의 신체 사이즈부터 말하는 속도, 감정에 따라 짓는 표정까지 구축된다.

나는 캐릭터가 허공에서 헤엄치고 다니는 걸 싫어한다. 이야기가 다소 황당무계해도 인물만큼은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수준이 아닌 땅속에 목까지 파묻혀 있기를 원한다. 캐릭터가 살려면 인물이 전지전능하면 안 된다. 경계면을 만들어야 한다. '파인'의 관석(류승룡)을 예로 들면, 그는 어디서든 무조건 '오야'(상투를 쥐어야 하는 사람)여야 하는 인물이다. 전체적인 판을 짜고, 돈도 조달한다. 조카인 희동이(양세종)를 양정숙(임수정)에게 보내 유혹하려는 꾀도 낸다. 극 안에서 캐릭터의 노고가 생겨야 한다. 그게 캐릭터를 잘 살리는 방법이다. 캐릭터가 일을 많이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못 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캐릭터의 결손이 많아야 작품이 컬러풀해진달까.

Q. '파인'에는 착한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나쁜 놈이 나쁜 놈과 결탁하거나, 나쁜 놈이 나쁜 놈의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같이 성실하다. 게다가 준법정신도 있다.

A. 작품을 시작할 때 중요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테마다. 테마를 응축한 게 제목이다. 1970년대는 시대적 분위기도 그렇고 사람들도 근면·성실하지 않았나. 악인들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했다. 불법도 열심히, 성실하게 행했을 것 같았다. 이 윤곽이 가장 먼저 잡혔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법을 어기거나 법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인데 그 공간이 무법지대인 바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배를 타고 나갈 때는 '내가 너를 죽이지 않겠다'라는 무언의 약속이 돼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무법자들이 만났는데 준법정신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지. 이 점이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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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부 시청자들은 '왜 빨리 그릇 캐러 가지 않느냐'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빌드업이 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이 이야기의 시작은 인물의 등장부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반부터 이들이 얼마나 보고 배운 게 없는지, 얼마나 숨 쉬듯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인지 보여주려고 했다. 시청자들로서는 '왜 그릇 캐러 빨리 바다에 안 나가냐' 하시지만 나와 감독님은 '파인'은 사건이 아닌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도자기를 찾는 것이 아닌 사기 치는 게 핵심인 이야기다. 그릇의 진위가 핵심이었으면 이 작품의 제목은 '파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캐릭터들의 등장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생각했다.

Q. 이 작품의 영상화를 앞두고 원작자로서 시리즈의 감독과 작가에 당부한 것이 있었다면?

A. 판권을 팔고 나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원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애초에 계약서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약서에 없는 걸 후에 말하는 건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캐릭터는 왜 썼는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등에 대한 제작진의 질문이 왔을 때는 성실하게 답변을 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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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인:촌뜨기들'은 원작을 존중한 각색이라는 평가가 많다. 원작자로서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A. 매회 공개될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밥 먹으면서 봤다. 나도, 우리 가족도 한 명의 시청자였다. 영상화된 작품이 원작의 재방송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윤성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나보다 더 많이 반복해서 원작을 봤을 거다.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1년 넘게 하면서 각색 작업을 했다고 들었다. 이 정도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도 생각하셨을 테고 이렇게, 저렇게 많이 주무르고 재세팅을 한 결과가 지금의 시리즈로 나온 거다. 만족스럽다.

Q. 시리즈의 엔딩은 원작과 톤 앤 매너가 좀 다르다. 원작은 모든 인물이 파국을 맞는데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 시즌2를 염두에 둔 방향성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희동(양세종)과 선자(김민)의 로맨스는 원작에 없던 것이기도 한데 강윤성식 '낭만'을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 원작자로서의 평가를 하자면?

A. 감독님께서 결말에 관해서 물어보신 적이 있다. 원작에서는 내일이 없는 사람이 나와 내일이 없는 끝을 맞는데 시리즈에서 이렇게 밝게 끝내도 되겠냐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인물들이 그때 처벌을 받아도 되니 시즌1에서는 그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살아있다고 해도 문제 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몇몇 인물은 이야기 흐름상 죽은 것처럼 보이는데 시즌2를 대비해 손가락을 까딱이는 장면 같은 걸 추가로 찍었다고 들었다. 실제로 한 배우가 내게 '작가님 저 살았습니다'라고 자랑하기도 하더라. 희동과 선자의 로맨스는 내 유전자에는 없는, 나는 못 쓰는 영역이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잘 봤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Q. 쿠키 영상에서 경주 장면이 나왔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소재는 문화재 도굴이라고 예상해도 될까?

A. 감독님께서 쿠키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묻길래 '지상 위 최고 도굴이라면 문화재 도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다. 시즌1도 충분히 만족하지만, 속편이 나온다면 시즌3까지는 원작 격의 이야기를 써드릴 소재가 있다.

Q. '이끼', '내부자들', '파인'에 이르기까지 나쁜 놈들에 대한 진득한 묘사가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이 작품들의 성공은 피카레스크(picaresca :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을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이끄는 장르)가 상업 작품의 주류로 정착한 계기가 됐다. 창작자로서 악인을 그리는 것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살다 보면, '나 혼자만 착한 거 아냐? 저 인간들은 저렇게 살아도 부자가 됐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분할 때가 있지 않나.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악인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 같다. '내가 그 캐릭터에 빙의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호기심이 생기는 거지. 나 역시도 머릿속에서는 윤리와 비윤리, 합법과 비합법을 왔다 갔다 할 때가 있다. 주호민 작가의 트위터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쓰레기를 주우면서 가더라'는 글을 봤는데 인상적이었다. 무단횡단을 하기에도 바쁜데 비닐쪼가리를 줍다니 '그래, 이게 인간이지.' 싶더라.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 '파고'(1997)를 무척 좋아한다. 엇나감의 미학이 예술인 작품이다. 때로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악마한테 영혼도 팔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기도 쉽지 않다. 양심을 버리고, 윤리를 저버리고 악인이 되는 것도 되게 어려운 일이다. '파인'에서 관석이 희동이를 설득하면서 "경부고속도로를 사람 죽이려고 만들었겠냐. 짓다 보니 사람이 죽은 거지"라고 하지 않나. 내 머릿속 세계관을 바꾸지 않는 한 악마가 되기도 쉽지 않다. 내가 1970년대를 주목한 건 그 시대는 어떤 것이든 돈으로 치환되는 시대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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