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명문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특사단장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등 문화 콘텐츠 개방 문제에는 양측의 인식 차를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해 중국 지도자들이 한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한 조치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박 단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의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시 주석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재차 말했고 올 것으로 생각된다. 경천동지 할 상황이 아니면 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방중 등 양국 정상 간 초청에 대한 질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시 주석이 11년 동안(한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우리 대통령은 여러 번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시 주석이 한국을 먼저 방문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뜻"이라고 답했습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방한 이후 현재까지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 단장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과 만나 시 주석 방한에 앞서 왕 부장 방한을 요청했다며 "왕 부장도 일정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방중을 계획하는 걸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특사단은 미중 갈등 속에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시기에 맞춰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미중 사이 '균형외교'와 관련해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에 대해 박 단장은 "미중 관계를 잘 관리해 주면 한중관계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중국 측에)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지도부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등 일정 부분을 문제 삼지 않고 한중·미중 관계의 큰 원칙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으며 한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절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 단장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기존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3가지 원칙에 대해 중국 측의 확실한 공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다"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이 공감을 표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특사단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등 문화 콘텐츠 개방도 요청했으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박 단장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지도자들이 한국 내 반중 정서를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단장은 "(방중 기간 만난) 거의 모든 중국 지도자가 반중 정서에 대해 대단히 강한 톤으로 거론했다. 그쪽(중국)에서는 근거 없는 반중 정서를 일으키는 것은 양국 우호를 해치므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특사단은)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것은 단속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단장은 "중국은 유익한 분야에 대해서는 교류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나 "(중국이 보는) 유익하고 건전한 문화는 우리와 다른 것 같다"며 "(양국 문화 개방에) 시간과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한 듯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해 "양국 국민의 우호정서 증진을 위해 서울대와 베이징대가 공동으로 반중·혐한 정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공동 연구하자고 제안했고 적극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특사단은 이번 방중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이 한국 기업이 신청하면 일정량은 문제없이 처리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타 국가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박 단장은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진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해 협력 강도를 높여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신속 통관 조치 등 진전이 있었다"며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희토류와 관련해 사업에 지장 있으면 상무부에 연락하면 적극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관련해서도 다롄시 당안관(기록보관소) 소장 자료 열람 범위를 넓혀달라는 우리 측 요청에 중국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단장은 "12년 전쯤 다롄 당안관에 연락했는데 (자료열람) 범위가 너무 좁아서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한국, 또는 한중, 또는 남북한이 같이해도 좋으니 폭넓게 열람해서 단서를 찾을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며 "이와 관련해 이번에 협력의 뜻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