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 특사단이 중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중국 측은 수교 당시의 초심을 지키자면서,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협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베이징에서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한중 수교 33주년인 어제(24일) 베이징에 도착한 특사단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한중 관계 개선과 10월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을 초청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병석/중국 특사단장 : 우리 대통령께서는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시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하십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수교 기념일에 맞춰 오늘 오찬이던 일정을 앞당기고 만찬을 함께 하며 특사단을 환대했습니다.
다만, 박근혜, 문재인 정부 특사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중국 측 일정을 이유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은 불발됐습니다.
중국 측의 뼈 있는 발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 중국은 한국과 수교할 때 초심을 지키면서 상호 이해를 넓히고, 실무 협력 관계를 더 깊게 하며….]
'수교할 때 초심'이라는 말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며 수교를 맺은 점을 부각할 때 중국이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미중 긴장 속에서 한국을 향해 중국의 원칙을 다시 강조한 겁니다.
환구시보 등 관영매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한중 관계에서 제3자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전략적 자주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제3자로 지칭한 건데 대중 정책에서 미국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한미, 한미일 협력 강화를 견제하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최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