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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지구 기근에 침묵…네타냐후 봉쇄전술 계속될듯

트럼프, 가자지구 기근에 침묵…네타냐후 봉쇄전술 계속될듯
▲ 현지시간 23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된 건물 옆에 위치한 임시 텐트 캠프 옆에 서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식량위기 최고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에 거세지고 있지만 미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묵인 속에 이스라엘은 유엔 발표를 '명백한 거짓말'로 규정하고 가자시티 점령과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조성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물론 국무부도 가자지구의 기근을 지적하는 보고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충분한 원조를 허용하지 않아 인위적인 재앙이 초래됐다"고 비판하는 등 유럽과 국제사회가 분노를 표명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오히려 SNS에 "엄청나게 많은 식량이 가자지구에 반입됐지만 하마스가 이를 훔쳐갔다"는 글을 올려 이스라엘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의 입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할 몇 안 되는 수단이며, 미국이 침묵하는 이상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봉쇄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중동 전문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확실히 더 편안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때때로 가자지구의 굶주림을 언급하는 등 이스라엘과 다른 시각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심을 뺏기면서 가자지구 문제에 관해서는 점점 더 이스라엘과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밀러는 짚었습니다.

이스라엘도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의 원조 제한이 기근의 원인이 됐다는 보고서를 거짓으로 규정하고, 적의 땅에도 원조를 전달하기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기구가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한 지역 중 한 곳인 가자시티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위기 심화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면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안 E1 지역에서는 주택 약 3천400호를 포함한 정착촌을 조성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E1 지역의 경우 서안지구 중심에 있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상징적 지역입니다.

그 때문에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지지해 온 미국의 반대로 이스라엘은 지난 20여 년간 이곳에는 정착촌을 구성하지 못해 왔는데, 최근 이를 강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E1 정착촌 계획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허커비 대사는 기본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결정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영웅'이라고 칭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공격 계획을 지지하는 듯한 입장도 보여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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