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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테이블코인법 견제…EU '디지털 유로' 계획 박차

미 스테이블코인법 견제…EU '디지털 유로' 계획 박차
미국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법을 통과시킨 것을 계기로 유럽 디지털 화폐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심화됨에 따라 유럽연합 관계자들이 '디지털 유로'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의회는 암호화폐 업계의 숙원사업이던 이른바 '지니어스 법'을 통과시켰고 트럼프 대통령 서명 이후 공포됐습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이 준비금 의무 확보와 돈세탁 방지 등 법적 규제를 받도록 하는 등 제도권 규제의 틀을 마련하는 미국 최초의 법률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는 2천880억 달러, 약 402조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실제 법정화폐와의 교환비가 1대 1로 고정돼 있으며 현금이나 정부 단기채권 등의 준비금에 의해 지급이 보증되는 디지털 토큰을 가리킵니다.

이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와는 다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디지털 토큰 형태의 화폐로,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 중인 중국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고, 영국은 디지털 파운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논의에 참여 중인 한 인사는 미국에서 지니어스 법이 통과된 이래 EU 관계자들이 "디지털 유로를 위한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U 관계자들은 이제 개인정보 보호 우려를 감안해 디지털 유로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니라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가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한 취재원은 미국의 지니어스 법이 빨리 통과된 점이 많은 EU 관계자들에게 자극을 줘서 대응을 서두르도록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수년 전부터 유로존 전역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유로화의 디지털 버전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이 방안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런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면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지불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며 글로벌 차원에서 유로화의 사용을 장려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U 관계자들은 이제 미국의 지니어스법으로 이미 급성장 중인 달러 표시 기반 토큰의 사용이 더욱 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유럽 대륙 전역에 걸친 유로의 지배력을 보호하려면 디지털 유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자체적으로 유로화 표시 디지털 토큰으로 디지털 유로를 발행한다면 EU가 디지털 자산을 확고히 인정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만약 디지털 유로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운영된다면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해 유통과 사용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기존 블록체인을 이용할 경우 거래가 공개되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는 분산형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가동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집중식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디지털 유로의 개발에 있어서 중앙집중식과 탈중앙화방식 양쪽을 포함해 서로 다른 기술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분산 원장 기술들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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