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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셰플러, '제2의 우즈'인가? [스프]

[별별스포츠+]

셰플러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숱한 '김연아 키즈'가 속출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제2의 김연아'로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가 꽤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연아 반열에 오른 선수는 없었습니다. 세계 남자 골프계에서도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될 것으로 꼽혔던 선수가 여러 있었지만 우즈처럼 '골프 황제'가 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지난달 시즌 마지막 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면서 '제2의 우즈'같은 황제에 등극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즈를 연상시키는 '절대 강자' 셰플러


지금은 분명히 셰플러 시대입니다. 지난 2006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디 오픈에서 타이거 우즈는 부친상을 당한 슬픔을 딛고 통산 세 번째로 클라레 저그(우승컵)를 들어 올렸습니다. 당시 우즈는 완벽한 플레이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달 셰플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치 다른 코스에서 '나 홀로' 플레이를 하는 듯 빈틈없는 샷으로 까다로운 코스를 정복했습니다. 완벽한 디 오픈 우승은 19년 전 우즈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외신들은 "전성기 타이거 우즈와 똑같다"는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영국 BBC는 "셰플러가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이후 메이저 4승을 이루기까지 우즈와 똑같이 1197일 걸렸다"며 "압도적으로 우승하는 모습이 우즈와 흡사하다"고 칭찬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디 어슬레틱은 "30세 이전에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를 우승한 선수는 우즈,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에 이어 4번째"라며 "그들은 모두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습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7타 차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친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 24개월에서 36개월 동안 셰플러가 보여준 활약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선수는 골프 역사상 2, 3명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매킬로이가 지목한 2, 3명에는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가 포함됩니다. 매킬로이는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다"고 평가했고 지난해 디 오픈 우승자 잰더 쇼플리는 "우즈처럼 지배적인 선수를 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상승세라고도 할 수 없다. 그는 최근 2년 넘게 완벽하게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 2라운드에서 셰플러와 함께 경기한 셰인 라우리는 "그는 매 홀 버디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만약 셰플러 발의 위치가 더 안정적이고 스윙이 애덤 스콧처럼 보인다면, 그를 타이거 우즈와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나쁜 샷마저도 좋다. 그게 바로 그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특이한 스윙에도 약점이 없는 절대 강자


셰플러
셰플러는 매우 특이한 스윙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이버샷 다운 스윙 이후 오른발이 뒤로 빠지면서 왼쪽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아름답거나 정석적인 스윙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골프공을 잘 때립니다. 셰플러는 스윙의 모양에 신경을 쓰지 않고 공이 어디로 나갈 지에만 집중합니다. 다운 스윙이 이상하다고 느낄 경우에는 본능적으로 스윙 궤도를 바꿔 최대한 공을 직각으로 맞히는 이른바 '페이스 컨트롤'이 천부적입니다. 티샷을 할 때는 세컨 샷이 가장 편한 곳에 떨어뜨리고, 어프로치 샷을 할 때는 쉽게 버디를 잡을 있는 곳에 공을 갖다 놓습니다. 티샷, 아이언 샷, 그린 주변 쇼트게임, 퍼팅이 모두 정상급입니다. 압도적인 장타자는 아니지만 평균 305.6야드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기록하고 있어 많은 버디를 잡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지간해서는 흔들리는 법이 없는 강철 멘털도 그의 큰 강점입니다.

이렇듯 약점이 없기 때문에 2022년부터 지금까지 약 3년 반 동안 17승을 쓸어 담았습니다. 이 가운데 메이저대회 4승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승, 그리고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메모리얼 토너먼트 등 특급 대회가 각각 2번씩 포함됐습니다. 2024 시즌엔 그야말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했습니다.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시즌 대미를 장식하는 투어 챔피언십까지, 무려 7승을 거뒀습니다. 여기에 8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모든 걸 다 손에 쥐었습니다. 우즈와 비교되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습니다. PGA투어에서 한 시즌 7승을 쓸어 담은 것이 2007년 우즈 이후 17년 만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성기 우즈와 비교는 헛소리"


세플러 우즈
연일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셰플러는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전성기 우즈 같다는 말은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히 말했습니다. 그는 "타이거는 골프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내가 성장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줬다. 우즈는 정말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고 특별한 선수였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자신이 아직 우즈와 비교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즈는 메이저를 15번 우승했다. 난 이제 겨우 네 번째다. 겨우 4분의 1지점에 도달한 셈이다."

196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잭 니클라우스는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8승을 거두며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은 '제2의 니클라우스'가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했지만 그와 겨룰 만한 스타는 아주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997년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라 새로운 골프 황제의 등극을 알렸습니다. 이제 팬들은 또 하나의 전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은 셰플러가 현재 타이거 우즈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는데 큰 이의를 제기하고 않고 있습니다. 가능성도 적지는 않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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