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 제조사 대진침대가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2심 법원 판단이 또 나왔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6부(김인겸 부장판사)는 오늘 장 모 씨 등 849명이 대진침대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총 청구금액 8억4천600여만원 중 3억6천여만원을 인정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곽 모 씨 등 30명이 대진침대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배 소송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청구액 8천500여만원 중 4천500여만원이 인정됐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두 사건 모두 국가의 배상 책임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들 사건은 모두 지난 2023년 11월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으나, 2심은 이를 깨고 회사의 배상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지난 2018년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다량 검출됐다는 SBS 보도 이후 논란이 일었고,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대진침대가 제조한 매트리스를 사용해 질병이 생기는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다수가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관련 소송은 1심에서 잇따라 패소 판결이 난 바 있습니다.
대진침대가 매트리스를 제조·판매하기 시작한 무렵에는 방사성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제품을 규제하는 법령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기술 수준에 비춰 기대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2심에서는 대진침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나오고 있고, 지난달 대법원은 총 네 건의 손배 소송에서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례를 내놓았습니다.
이에 따라 대진침대가 소비자들에게 위자료와 매트리스 값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들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