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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실물로 존재해야 하나요?…버추얼 아이돌과 팬덤 서사의 진화 [스프]

[주즐레]

플레이브(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K팝 아티스트들에게 '돔 입성'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다. 수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팬덤 파워는 물론, 2~3시간 무대를 빈틈없이 채울 음악적 완성도와 기획력까지 갖춰야만 가능한 성취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적인 공간에, 새로운 존재가 입성했다. 지난 14일부터 3일간,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PLAVE)가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첫 번째 아시아 투어의 막을 올렸다. 2023년 데뷔 후 단 2년 만에 이룬 이례적인 성과다.

현실에서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플레이브의 커리어는 여느 K팝 그룹과 다르지 않다. 미니 앨범 발매, 월드 투어, 팬송 제작, 앙코르 콘서트,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팬덤까지… 전통적인 K팝 그룹의 경로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이다.

이번 투어 마지막 날에는 오는 11월 고척 스카이돔 앙코르 공연 소식까지 깜짝 발표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플레이브는 2D·3D 애니메이션, AI,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구현된 버추얼 아이돌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과 소통 방식은 현실 아이돌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실제 음악방송에 출연하고, 음반 차트를 점령하며, 글로벌 투어를 통해 팬덤을 확장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세 번째 미니앨범 'Caligo Pt.1'의 타이틀곡 'Dash'는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195위로 진입했다. 한국 버추얼 아이돌 그룹 최초의 기록이다. 초동 판매량은 100만 장을 돌파했고, 주요 음원 차트에서는 상위권을 줄 세우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굿모닝연예 03. 플레이브플레이브의 인기는 기술 발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서사'가 있다. 그들은 단순히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픽'해서 팀을 결성했다는 세계관 설정부터, 각 멤버의 개성과 과거 서사, 팀 내 관계성이 실제 아이돌의 성장담처럼 자연스럽게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리더 예준이 노아와 은호를 데려오고, 그들이 다시 밤비와 하민을 합류시킨다는 플롯은 연습생 시절의 우정과 동료애를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공유된 정서'는 K팝 팬덤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음악 역시 중요한 축이다. 플레이브는 실물이 없을 뿐, 음반 제작, 무대 퍼포먼스, 음악방송 출연, SNS 소통 등 K팝 아이돌의 전형적인 행보를 모두 따라가며 탄탄한 콘텐츠를 구축해 왔다. 라이브 방송, 팬들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그리고 함께 써나가는 성장 서사까지… 이들은 점점 더 '실재하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1990년대 '사이버 가수 아담'을 기억하는 기성세대에겐 플레이브의 존재와 인기는 다소 낯설 수 있다.

지난 4월,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DJ 김신영은 "플레이브는 우리 방송에 못 나온다. 현타 제대로 올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그는 "무지를 넘어 무례했다"며 공개 사과했고, 이 사건은 가상 존재에 몰입하는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 간의 간극을 드러낸 상징적인 해프닝으로 기록됐다.

뒤늦게 플레이브의 음악과 팬덤 현상을 이해하고자 '공부'를 시작한 기자 역시 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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