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타이완 타이베이 항공우주 및 방위 기술 전시회 나온 자살공격 드론
타이완이 중국 위협에 맞서 향후 2년간 미국산 드론(무인기)을 5만 대 가까이 도입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습니다.
SCMP는 타잉완 정부 조달 웹사이트에 나온 입찰 공고를 인용해 타이완 국방부가 2026년에 1만 1천270대, 2027년에 3만 7천480대의 미국산 드론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 국방부는 미군과 마찬가지로 드론을 총탄 등과 같은 소모품으로 분류해 성능별로 5개 종류의 드론을 사들일 예정입니다.
다만 해당 드론은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아야 하고 중국 본토와 연계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지난 14일 방영된 국방산업 성과 보고를 통해 소형 무기를 탑재하고 표적을 직접 타격하는 드론을 포함해 대형 폭탄을 목표물에 정밀 투하할 수 있는 드론, 고성능의 정찰 드론 등 5개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육군사령부의 정치전 담당 부국장인 러우위이제 소장은 "군이 드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소모품 또는 탄약으로 취급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인식은 미군이 지난 7월부터 소형 또는 중형 드론을 소모성 무기로 재분류한 데 영향받은 것으로, 중국 침공이라는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모품 격의 드론을 대거 동원해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디펜스 인터내셔널의 천궈밍 편집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매일 2천 대의 드론이 소모되고 있다"며 "이제 드론은 소총의 총탄과 마찬가지로 소모품으로 취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치에청 연구원도 "군사적 용도로 개조한 상업용 드론은 비용이 저렴할뿐더러 최전선 군인들에게 장애물 뒤 목표물을 공격하거나 1∼2㎞ 전방에 있는 적의 동태를 살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육·해·공군은 물론 로켓군을 동원해 엄청난 물량 공세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타이완은 드론을 활용한 '지옥도'(hellscape) 전략으로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옥도 전략은 중국군이 타이완해협을 건너 돌발 공격을 해올 경우 미군이 타이완군과 함께 수천 대의 공중 드론과 무인 수상함·잠수함을 동원해 지옥 풍경이 그려질 정도로 가혹하게 대응하는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에 맞서 중국도 인민해방군 내에 전자전 부대를 업그레이드해 인공지능(AI) 기반 분석과 모바일 방해가 가능한 대(對) 드론 전투부대 창설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진=홍콩 SCMP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