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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짐 방지 시설 제거한 게 붕괴 원인…관리 감독 부실

<앵커>

지난 2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세종안성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너지는 걸 막는 안전장치를 임의로 제거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보도에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교각 위에 올려진 콘크리트 보인 '거더'가 흔들리고, 바로 위에 있던 설치 장비 '런처'도 함께 무너집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6개월간 사고 원인을 분석한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스크류잭'이라는 장치가 임의로 해체된 게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스크류잭은 거더와 교각 사이에 설치돼 거더가 흔들리는 걸 막는 장치입니다.

거더 사이를 가로보로 연결해 고정하는 작업을 끝낸 뒤 제거해야 하는데, 미리 제거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상태에서 거더를 설치했던 런처가 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흔들리자, 스크류잭이 없어 고정되지 않은 거더가 같이 흔들리면서 무너진 겁니다.

전체 스크류잭 120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72개가 규정을 무시하고 제거됐다고 사조위는 설명했습니다.

[오홍섭/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 : 스크류잭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모든 변수에서 전도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전반적인 관리 감독도 부실했습니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관리하는 CCTV에 하도급사가 스크류잭을 제거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도 시공사에게 가설 구조물 상시 검측 업무를 떠넘겼던 겁니다.

또,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은 런처의 전방 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 인증을 받았지만, 후방 이동 작업까지 안전 관리 계획서에 포함했고,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도로공사는 이 공사 계획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토부는 사고 조사 결과를 경찰과 관계 부처 등에 통보하고, 직권으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검토한단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제갈찬·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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