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883년 대한제국의 국기로 제정된 태극기는, 일제 강점기 시절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자주독립과 항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125년 만에 처음 국내에 공개되는 태극기부터 독립운동의 순간마다 함께 해왔던 태극기까지, 우리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함께 견뎌낸 그 역사를 이주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1981년 태극기의 역사가 새롭게 쓰였습니다.
고종의 외교 고문이었던 오웬 데니가 간직했던 태극기를 후손들이 기증한 겁니다.
데니가 미국으로 돌아간 1891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입니다.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의 대한제국관에 출품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입니다.
프랑스 기메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125년 만에 처음 국내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당시 발간된 프랑스 주간지에 하늘 높이 펄럭이는 태극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도원/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 조선이 그 세계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관사 태극기는 왼쪽 끝자락이 불에 타고 군데군데 손상돼 있어 3·1운동 현장에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009년 서울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불단 안쪽 벽채에 감춰져 있다 발견됐습니다.
[허민/국가유산청장 : 일장기 위에다가 검은 먹으로 사괘를 그리고 태극 문양을 덧칠해서 만든 정말 우리의 가슴 아픈 기록이자 우리 민족의 대서사시라고.]
대한제국의 근대식 군함 '광제호'에 걸려 있던 태극기는 경술국치를 하루 앞두고 당시 함장이 거둬들여 남몰래 보관했습니다.
동덕여자의숙 교정에 걸렸던 태극기는 3·1운동 직후 상자에 담긴 채 장독대 밑에 숨겨져 일제의 수색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치욕의 순간을 버티고 다 함께 지켜온 태극기는 그렇게 민족의 상징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