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패전 80년을 맞은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우익 성향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공식 참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오늘(15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하고 일부 정치인들이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 대변인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양국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현직 각료이자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또 다른 유력 총리 후보인 우익 성향의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조회장 등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참배는 하지 않고 공물 대금을 봉납했습니다.
그는 취임 이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처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는 않고 공물이나 공물 대금을 봉납해왔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며 국가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더 나은 미래와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패전 80년을 맞아 오늘 도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 식사(式辭)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식민 지배를 당한 이웃 나라를 반성 대상으로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를 언급하고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