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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구호품 막지마"…국제 NGO 100여 곳 규탄

이스라엘에 "구호품 막지마"…국제 NGO 100여 곳 규탄
▲ 가자지구에서 음식 배급을 기다리는 어린이들

국제 인도주의 단체 100여 곳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이 막히고 있다며 "식량원조의 무기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100여 개 단체는 13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호품에 대한 규제로 인해 가자지구의 기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3월 외국 비정부기구(NGO)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 또는 보이콧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새 규정에 대해 이스라엘은 구호품이 하마스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라고 주장하지만 NGO들은 이 규정이 구호품 전달을 막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국제 NGO는 새 규정이 발효된 3월 2일 이후 가자지구에 단 한 대의 구호품 트럭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지난달에만 60건 이상의 구호품 반입 요청이 승인받지 못한 단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미국 구호단체 '근동난민구호'(ANERA)의 션 캐롤 대표는 "600만 끼 식사에 해당하는 쌀 744t(톤)을 포함해 700만 달러(약 96억 원) 상당의 구호품을 준비했지만 가자지구에서 불과 몇 ㎞ 떨어진 아슈도드에서 막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옥스팜 또한 250만 달러(약 34억 원) 이상의 구호품 반입이 거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디아스포라 장관인 아미차이 치클리는 AFP에 "불행히도 많은 구호 단체들은 적대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활동의 위장막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보이콧 운동과도 무관한 단체들은 운영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호물자 전달을 조율하는 이스라엘군 기구는 등록 절차를 마친 20여 개 단체가 매일 약 300대의 트럭을 가자지구로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이 가자지구에 하루 600대의 구호 트럭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BBC는 지적했습니다.

새 규정으로 인해 구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NGO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병원은 기본적인 물품이 부족하고, 어린이, 장애인, 노인들은 굶주림과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크리스 록이어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지난 5월 말부터 미국 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으로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 절차를 일원화했습니다.

하지만 배급소 주변으로 몰려드는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논란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가자인도주의재단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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