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로 침수된 알래스카 주노 지역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미국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 빙하가 녹은 물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한때 대규모 기록적 홍수 경고가 나오면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AP통신과 영국 BBC 방송은 13일(현지시간) 미 기상청 주노 지청이 빙하 붕괴로 인한 홍수가 멘덴홀 강으로 흘러들어 알래스카 주도 주노 지역 주택들이 위험에 처하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노에서 약 19㎞ 거리에 있는 멘덴홀 빙하가 막고 있던 분지에서 녹은 물이 빠져나와 멘덴홀강에 합류하면 기록적인 수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BBC에 따르면 실제로 전날 3m 수준이던 멘덴홀강의 수위는 이날 오전 5m로 홍수 기준인 4m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주노 도심 곳곳에 물이 차올라 일부 도로와 주택이 침수됐습니다.
다만 이후 물이 많이 빠져서 당국은 대피한 주민들이 거주하는 피해 지역을 다시 개방했습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주노 지역에 '빙하호 붕괴 홍수'로 인한 대규모 홍수 위협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주 재난 선포를 한 바 있습니다.
빙하호 붕괴 홍수는 눈, 얼음, 빗물이 녹아서 생긴 호수의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 발생합니다.
녹은 물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를 가로막고 있던 빙하를 넘어서 흘러내릴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으로 산악 빙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은 빙하호를 형성할 수 있으며, 1990년대부터 빙하호의 수와 규모는 증가해 왔습니다.
호수를 가둔 얼음과 암석으로 된 자연 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홍수가 일어납니다.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이런 홍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주노에서는 2011년 이후 빙하호 폭발 홍수가 매년 골칫거리였습니다.
홍수 영향으로 작년에는 주택 수백 채가 피해를 보는 등 지역 주택들이 잇따라 범람으로 파손되거나 유실됐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 북부에 있는 미군 기지인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합니다.
앵커리지는 홍수 피해 지역인 주노에서는 9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