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간 13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과 싱크탱크 CNA의 데커 에블리스 연구원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최근 몇 주간 촬영한 위성사진을 각각 분석해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위성사진은 바렌츠해 노바야제믈랴 제도의 판코보 시험장에서 러시아의 신형 핵추진 대륙 간 순항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닉' 시험 관련 항공기와 선박 모습, 인력과 장비 증가 등을 포착했습니다.
시험장에는 지난달 말부터 인력과 장비가 속속 도착했으며, 시험 데이터 수집 장비를 갖춘 항공기 2대도 7월 중순부터 노바야제믈라 로가체보 군 비행장에 주기해 있으며, 과거 미사일 시험과 관련 있는 선박 최소 5척도 확인됐습니다.
로이터는 미국 연방항공청 안전공시 노탐 서비스에 러시아가 발령한 여러 고시에서 8월 9일에서 22일을 발사 가능 시기로 언급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와 바렌츠해 영해를 접하는 노르웨이 군 당국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바렌츠해는 러시아가 미사일을 시험하는 주요 지역"이라며 "시험 준비 활동을 시사하는 정황이 있으나 어떤 무기 시험일지는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핵미사일 시험은 이번 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고 루이스 소장은 분석했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시험장에서의 모든 활동을 볼 수 있으며, 여기에는 작전 지원을 위한 대규모 물자 반입과 실제 미사일 발사 지점의 움직임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서방 안보 소식통도 러시아가 부레베스트닉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SSC-X-9 스카이폴'이라고 부르는 이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오랜 시간 저공으로 비행하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또 사실상 사거리가 무제한이고 경로가 예측 불가능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무기가 미사일 방어체계에 '무적'이라고 자랑해 왔습니다.
푸틴은 지난 2018년 3월 부레베스트닉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미국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망 개발을 발표한 이후 러시아가 이 무기 개발에 더욱 공들였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이 실제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고, 러시아가 이미 보유한 능력 이상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비행경로에 방사능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연구자와 전문가들은 미사일 시험 계획이 지난주 트럼프-푸틴 회담 발표 훨씬 이전에 잡혔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정찰위성을 의식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의지와 미국과의 군비통제 협상 재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 작업을 중단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