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시 이탈리아노 병원 앞에서 입원 중 오염된 펜타닐 투약으로 사망한 다니엘 세바스티안 오비에도의 가족들이 항의 시위에서 오열하고 있다.
지난 4월 오염된 펜타닐 약품을 사용한 라플라타시 주재 이탈리아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7명의 환자 사망으로 시작된 '펜타닐 사건'이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13일(현지시간)까지 총 9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 파히나12 등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6일까지 공식 사망자 수는 76명에 달했는데 일주일 만에 20명이 늘어났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지난 4월 라플라타시에 위치한 이탈리아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호흡 곤란으로 7명이 거의 동시에 사망한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최종적으로 해당 병원에서만 15명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조사과정에서 이들에게 투약된 펜타닐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염된 펜타닐 약품은 제약회사 HLB 파르마 그룹이 제조해 아르헨티나 전역 약 200여 개의 병원과 보건소에 배포된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 앰플 30만 개 중의 일부였습니다.
이후 피해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은 모두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들로 진통제나 마취제로 해당 펜타닐을 투여받은 후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다제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된 후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아직 사용되지 않은 펜타닐 앰플도 발견됐습니다.
또 피해자들에게서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과 병원에서 주로 발견된다는 그람음성균 랄스토니아 피케티균이 검출됐습니다.
이 사건의 담당판사인 에르네스토 클레플락 판사는 잠재적 피해자가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전했습니다.
클레플락 판사는 이번 사건 관련자 24명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출국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병원에서 오염된 약품 사용으로 96명이 사망한 사건에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도 사임도 없었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지난 2004년 아르헨티나에서 공연 중 화재로 194명이 사망한 크로마뇽 사건에 빗대 일각에서 이번 사건을 "보건계의 크로마뇽 사건"이라고 부른다고 전하면서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