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이미 전쟁에 승리했다"고 주장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전날 유튜브 채널 '패트리오타'와 인터뷰에서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상황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패했다. 러시아가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건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이 언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 지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절 러시아와 협상할 기회를 이미 놓쳤으며, 이제는 유럽의 관여 없이 유럽 미래가 결정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오는 15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에 초대받지 않은 EU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성명을 낸 것은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고 한심하게" 만드는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헝가리는 전날 발표된 EU 공동성명에 홀로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오르반 총리의 발언은 유럽 각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 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입장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 간 화상회의는 이날 오후 열립니다.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친러 성향인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EU의 대러시아 제재 결정 과정에서도 빈번하게 제동을 걸었으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하는 내용의 이전 공동성명에도 매번 빠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