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돌봄 존중'으로…입학 휴직에 간병 휴가

<앵커>

우리 사회에서 돌봄 문제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고 노인을 돌보는 일을 중요시하고, 또 지원하는 문화가 아직도 부족한 게 현실인데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이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6년 차 직장인 손서연 씨는 직장 내 돌봄 제도를 두루 활용하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서연 씨 회사는 지난해 가족친화 우수기업 표창을 받았습니다.

[손서연/가족친화 우수기업 근무 : 남자 직원들도 육아휴직을 잘 쓰는 편이고, 여자 직원 같은 경우에는 거의 100% 육아휴직을 다 쓸 정도로 (제도가 잘 돼 있어요.)]

임신 기간 외에도 가족 돌봄을 위한 시차출퇴근을 허용하고, 예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겐 육아휴직 외 별도의 자녀 입학 돌봄 휴직 기간을 줍니다.

가족돌봄 휴직, 휴가에 더해 임종기 가족을 돌보는 가족간병 휴가도 마련돼 있습니다.

[손서연/가족친화 우수기업 근무 : 임종기가 다가왔을 때 가족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해서 휴가를 쓰는 것들을 봤고요.]

국내 가족친화인증 기업은 2008년 14곳에서 지난해 6천500곳으로 늘었습니다.

부득이 자녀를 데리고 출근했을 때 사용 가능한 사내 가족사무실 운영, 육아지원금과 육아도우미 지원 같은 돌봄 존중 문화가 눈에 띄는 기업들입니다.

[박재협/가족친화 우수기업 근무 : (육아휴직) 첫 달에 (회사가) 급여를 살짝 보전해 줘요. (나중에) 아이를 키울 때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돌봄 노동의 존엄과 생산적 기여를 인정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APEC 여성경제회의에서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돌봄의 강화가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일 164억 시간이 무급 돌봄 노동에 할애되고 있습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1조 달러, 1경 5천조가 넘습니다.

[발레리 프레이/OECD 선임경제학자 : 정책적으로 돌봄 노동이 마땅히 받아야 할 가치를 인정받는 급여 체계를 수립해야 합니다.]

여성에게 치우친 불균형한 돌봄 구조를 해체하고, AI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돌봄 경제'로 나아가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학모,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강경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