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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vs '에스콰이어', 변호사 드라마를 좋아하는 그대에게 [스프]

[주즐레]

주즐레(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파트너' 등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들이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인으로서 보여주는 치밀한 법정물 베이스 위에 인간적인 고뇌, 로맨스, 성장기까지 드라마틱하게 녹여낸 이런 류의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의 선택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두 변호사 드라마가 있다. 지난 1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극본 이승현, 연출 박승우)과 지난 2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극본 박미현, 연출 김재홍/이하 '에스콰이어')이다.

두 드라마 모두 현직 변호사가 대본을 쓴 작품으로, 변호사들의 현실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시청자의 좋은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서초동'은 시청률 4%대로 첫 방송을 시작해 마지막 회 7%대로 시청률 상승을 일궈냈고, '에스콰이어'는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8%대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진입 가능성을 보였다.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초동'과 '에스콰이어'는 결이 다른 드라마다. 두 드라마 중 하나만 본다면 어떤 걸 보는 게 좋을까, 혹은 둘 다 봐도 괜찮은 걸까.


월급쟁이 어쏘 변호사들의 성장기 '서초동'

총 12부작의 '서초동'은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어쏘 변호사(Associate Lawyer, 법무법인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변호사) 5인방 안주형(이종석 분), 강희지(문가영 분), 조창원(강유석 분), 배문정(류혜영 분), 하상기(임성재 분)의 희로애락 성장기를 담아낸 드라마다.

보통 법정드라마에서 변호사는 정의를 수호하는 히어로나, 법을 악용해 권력을 지키는 빌런으로 그려지곤 한다. 그런데 '서초동'만의 가장 큰 매력은 변호사를 법무법인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하나의 '직장인'으로 조명한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한숨과 함께 출근해 주식 개장 상황을 잠깐 확인한 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에 매달리는 변호사들. 그러다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맛있는 밥을 먹으며 잠시 활기를 되찾았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가 늦은 밤까지 일에 파묻혀 지내는 하루. 이런 월급쟁이 변호사들의 고달픈 직장 라이프는 현대인들의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대표의 지시에 싫은 일도 해야만 하고, 월급 조금 더 올려주는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다거나, 임신의 기쁨보다 육아휴직에 대한 걱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그런 직장인으로서 변호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는 그동안 봐왔던 여느 법정물 속 멋있는 변호사의 모습보다 더 크게 공감된다.

특히 '서초동'에서는 어쏘 변호사들끼리 함께 먹는 '밥 한 끼'가 중요하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이 잠깐 숨을 고르는 휴식인 것처럼, 어쏘 변호사들에게도 이 점심시간은 귀한 시간이다. 방대한 업무량에 깔리고 사람 상대하는 일에 치이다가도, 이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한자리에 모인다. 점심메뉴로 무얼 먹을지 고민하고, 고심 끝에 고른 음식이 나오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평범한 일상들. 맛있는 음식과 함께 고민거리까지 나누며 우정을 쌓는 밥 친구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현실에 두 발을 디딘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서초동'에서는 등장하는 사건들도 일상적이다. 사회초년생이 겪은 월세 사기 사건, 학폭 피해자의 살인미수 사건, 떡볶이집의 레시피 도용 사건, 무지해서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사건 등 우리 주변 누군가는 겪을 법한 송사들이 등장해 몰입감을 높인다. 이런 사건들을 법률적으로 어떻게 다루나 보는 것은 흥미롭고, 이를 대하는 변호사들의 인간적인 고민은 따뜻하게 느껴진다.

극 중 '어변저스 5인방'으로 뭉친 배우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의 탄탄한 연기 호흡은 리얼함을 배가시킨다. 또 한국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로맨스'도 극에 등장하는데, 이종석-문가영의 홍콩에서부터 시작된 로맨스는 극에 감초 역할을 한다. 이들의 로맨스는 어쏘 변호사들의 고군분투와 성장기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예쁘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현직 변호사인 이승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매일 차가운 송사가 오가는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월급쟁이 어쏘 변호사들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서초동'. 또 하나의 장점은, 12부작 완결이 났다는 점이다. 주말이나 연휴에 몰아 보기가 얼마든지 가능한 작품이다.


사건의 이면, 사랑에 대한 탐구 '에스콰이어'

'에스콰이어'는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 강효민(정채연 분)이 온 세상에 냉기를 뿜어대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이진욱 분)을 통해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변호사 캐릭터의 성장기가 주요하게 다뤄진다.

'에스콰이어'라는 제목은 영미권에서 변호사에게 존중의 의미로 붙이는 존칭 'ESQ'에서 착안됐다. '서초동'이 작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였다면, '에스콰이어'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고군분투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로펌 내 사내정치 갈등도 보는 재미가 있다.

중심이 되는 건, 극 중 송무팀 팀장 윤석훈과 그의 밑으로 들어온 신입 강효민의 이야기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중시하는 윤석훈에게 의뢰인의 마음을 중요하게 보는 뜨거운 신입 강효민이 배정되면서 두 사람의 쉽지 않은 상생이 이어진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윤석훈과 강효민. 처음에는 강하게 부딪치지만(주로 강효민이 일방적으로 혼나지만) 여러 사건을 마주하며 점점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고, '진짜 변호사'로 거듭나는 성장 서사가 그려진다.

이 드라마에는 매회 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법정에 서는 변호사들의 치열한 변론을 통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택배기사의 차량에 치일 뻔한 충격으로 아이의 몸에 이상이 온 것처럼 여겨졌으나, 사실은 엄마의 육아 집착과 과잉 반응이 아이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에피소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또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법과 윤리 사이에서의 딜레마를 깊이 있게 다루며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기도 한다.

특히 이 작품이 주요하게 다루는 건,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다. 치열한 법정 다툼에서 웬 사랑 타령인가 할 수 있지만, 연인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타인에 대한 연민 등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는데, 그 사랑으로 인한 갈등의 끝이 곧 법정이다. 이러한 소송을 해결해 나가면서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법정에서 사랑을 고민하고 배우며 또 각자의 현실에서 사랑을 싹틔우며 그렇게 성장하고 변화해 간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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