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새벽 5시반, 서울 돈암동 한 주택가 골목길.
택배 기사가 화물차에서 내려 무거운 택배 상자를 싣고 잠시 사라집니다.
그때 한 남성이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와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올라타고 출발합니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에서부터 차량은 좌측 벽에 부딪칩니다.
[목격자 : 박아 박아 제발 좀 박고]
결국 편도 4차선의 큰 길로 합류한 화물차.
차선을 넘나들며 비틀비틀 불안한 주행을 시작합니다.
[목격자 : 출발, 지금 가야(?) 있는 거야]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운전자.
우측 난간 쪽으로 치우치다 아슬아슬하게 피하더니 결국 인도 경계석에 바퀴를 강하게 부딪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는 가까스로 멈춘 트럭에 놀라 잠시 노려봅니다.
이어 도로변 오토바이를 사이드 미러로 치고 인도 경계석과 충돌하며 약 1km를 달렸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도 위에 서있던 도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김경원 경위 / 성북경찰서 돈암지구대 : 저희가 봤을 때 창문은 내려가 있고 운전자는 자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갔더니 술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끌어내려서 음주 운전 측정을 했습니다.]
운전자는 50대 남성.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16%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김경원 경위 / 성북경찰서 돈암지구대 : 자기는 택배 차량이라는 걸 인지도 못하고 횡성수설한 상태였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지' '내가 왜 운전했지' 운전 한 것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차에 실려 있던 280개의 택배는 되찾았지만 택배 기사의 생계가 달려있는 차량은 운행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습니다.
[목격자 : 이런 건 진짜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느꼈고) 다시는 안 봤으면 하는 사건입니다.]
(취재: 노대영, 구성: 심우섭, 영상편집: 김수영, 영상제공: 서울성북경찰서, 제작: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