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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손기정' 연덕춘, 이름 찾았다…광복절 앞두고 기록 정정

1941년 일본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고 연덕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 (사진=한국프로골프협회 제공, 연합뉴스)
▲ 1941년 일본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고 연덕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

'골프계의 손기정' 고(故) 연덕춘 한국프로골프협회, KPGA 고문이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KPGA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선수 고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에서 일본오픈선수권대회 기록 정정 및 연 전 고문의 일본 오픈 우승 트로피 복원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연덕춘 전 고문은 일제강점기였던 1941년 일본프로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인 일본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4라운드 합계 2오버파 290타의 성적으로 2위 선수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일본프로골프 역사에서 연덕춘 전 고문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연 전 고문은 노부하라 도쿠하루라는 일본 이름으로 출전했고, 일본골프협회, JGA는 해당 대회 우승자를 '한국 선수 연덕춘' 대신 '일본 선수 노부하라'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KPGA와 대한골프협회, KGA는 지난해 JGA에 연덕춘 전 고문의 국적과 이름 수정을 요청했고,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4월 동의를 끌어냈습니다.

12일 고(故) 연덕춘의 우승 트로피 복원 기념식에서 김원섭 KPGA 회장(왼쪽 세 번째), 야마나카 히로시 일본골프협회 전무(오른쪽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행사에 참석한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 운영 책임자는 "연덕춘 고문은 정치적인 배경 때문에 한국 이름을 쓰지 못하고 일본 이름으로 대회에 참가했다"며 "JGA는 지난해 KPGA와 KGA의 요청받은 뒤 내부 논의를 했고 만장일치로 기록을 정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뜻깊은 해"라며 "연덕춘 고문이 하늘에서 기뻐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원섭 KPGA 회장은 "연덕춘 전 고문은 한국 골프의 뿌리"라며 "기록 정정은 선수 개인을 떠나 한국 골프의 정통성을 각인하는 역사적인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KPGA는 한국 전쟁 당시 유실된 연덕춘 전 고문의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를 복원해 이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트로피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1916년 서울에서 태어난 연덕춘 전 고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인 경성골프클럽에서 캐디로 일하던 친척과 인연으로 골프에 입문했습니다.

1934년 일본으로 골프 유학길에 올라 일본 프로 자격을 취득하고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연덕춘 전 고문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고 손기정 선생과 함께 일제 강점기 아래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널리 알렸습니다.

1935년 처음 출전한 일본오픈에서 컷오프의 쓴잔을 마셨으나 1941년 마침내 꿈을 이뤘습니다.

연 전 고문은 이후 한국 프로골프의 초석을 세웠습니다.

1958년 한국 최초의 프로골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 초대 우승을 차지했고, 1968년엔 후배들과 함께 KPGA를 결성했습니다.

이후 2004년 별세하기 전까지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했습니다.

KPGA는 연덕춘 전 고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최저타수상을 '덕춘상'으로 명명해 1980년부터 시상하고 있습니다.

(사진=한국프로골프협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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