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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0.8% 성장 그칠 것"…건설 부진에 전망치 못 올려

KDI "올해 0.8% 성장 그칠 것"…건설 부진에 전망치 못 올려
▲ KDI 세종청사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부양 기대감과 소비 회복세에도 극심한 건설업 부진에 발목이 잡혀서 전망치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번 전망에는 최근 미국이 언급한 반도체 100% 품목 관세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KDI는 반도체 관세율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미국과 중국 등의 통상갈등이 심화하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KDI는 오늘(1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숫자를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KDI는 매년 5월과 11월 각각 상·하반기 경제전망을, 2월과 8월에는 당시 경제 상황 변화를 반영한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습니다.

KDI의 이번 전망은 2분기 GDP 성장세 등을 토대로 한 시장의 기대감과는 온도 차가 있습니다.

삼성증권(1.1%)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은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 이상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지난 6월(0.8→0.9%)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KDI는 0%대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주된 배경으로 건설투자 부진을 꼽았습니다.

상반기 건설투자가 기존 전망을 밑돈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가 지연돼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8.1%)을 기존 전망보다 3.9%포인트(p)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최근 6·27 대책 등 대출 규제 강화와 새 정부가 예방을 강조하는 '건설현장 안전사고' 관련 여파 등이 건설업 부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생산·소비·투자 동반 감소 건설업 6개월 연속 부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반영해서 건설투자 전망은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수출 증가율도 작년(6.8%)보다 크게 둔화한 2.1%로 전망했습니다.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올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고율 관세 정책으로 1930년대 수준(16.4∼17.7%)으로 급상승했습니다.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 지수도 최근 10년 평균(232) 대비 15배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 경기 영향으로 기존 전망과 유사한 1.8%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민간소비는 소비쿠폰 등 소비부양책과 낮은 금리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부진이 완화돼 올해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두 차례 걸친 추경 효과를 반영해 기존 전망보다 0.2%p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KDI 측은 설명했습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2.0%로 오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상반기 전망보다 0.3%p 상향 조정한 것이지만 작년(2.3%)보다는 낮습니다.

유류세·공공요금 인상은 상방 요인이지만 소비부양책에도 수요 압력은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세는 작년보다 둔화한다는 것이 KDI의 설명입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으로 올해와 내년 각각 1천60억 달러, 910억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5만 명으로 전망했습니다.

KDI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1.6%로 전망했습니다.

상반기 전망치와 같습니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재정정책으로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이 상향된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의 시급성은 지난번보다는 많이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정·통화정책의 성장률 제고 효과와 관련해서는 "2차 추경으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0.2%p, 연간으로는 0.1%p 상승하는 효과를 낸 것을 보인다"라며 "금리 관련 전망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KDI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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